사회 사회일반

정치권에선 '安 거품론' 솔솔

"백신 전문가로서 성과 의문" "내공은 여전히 부족"

"정치권이 오죽 못났으면 그러겠나 싶지만, 안철수가 국가지도자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한나라당 A의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거액기부 이후 그를 새로운 유형의 정치지도자로 인식하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으나 기성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거품론'을 서서히 제기하고 있다. 주로 안 원장이 백신 전문가로서 이룬 성과가 의문시된다는 주장과 그의 신비주의에 대한 비판이 거품론의 뼈대를 이루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사회적 기업인' 안철수, '청년 멘토' 안철수는 인정하지만 서로 다른 국민을 아우를 지도자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겠다는 분위기가 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1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은 경제성공 신화가 있지만 내공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도 전날 "(컴퓨터) 커서로 바이러스를 다루는 것과 많은 일반사람들을 다루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그의 편지소통이 말보다 신뢰감을 준다는 시선이 있지만 일방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기부도 대화의 방법이지만 왜 정치하는지, 앞으로 계획이 뭔지, 주요 사안에 대한 입장이 뭔지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기존 정치권력과 거리를 두며 말을 아끼는 모양새가 박 전 대표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있다. '안철수 연구소' 대표였던 그의 업적에 의문을 품는 시선도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백신사업으로 시작했으며 네트워크 보안 등 다양한 보안사업에 진출해 사업을 확장했다. 지금은 국내의 대표적 보안업체로서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안 원장은 현재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대표선임 등의 사안에 이사회 의장으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진영에서 여전히 그를 '정치에는 의욕이 없는 자본가'로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업계의 비판론자들은 안철수연구소가 각종 해킹 사건이 발생했을 때 정부와 공조하면서 이후 정부 사업을 상대적으로 쉽게 수주했다고 꼬집는다. 또 '안철수'라는 브랜드를 기반으로 중소업체의 사업영역에까지 침투한다는 비판이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현재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매년 인수합병 계획을 밝혔다가 실행하지 않아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평가가 있다. 매출도 지난 3년간 600억원대에서 정체돼 있다. 그가 지난 2005년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뒤 돌연 유학을 택했을 때는 600명의 임직원을 둔 경영자로서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막대한 주식을 가졌다는 점 때문에 일부 실망한 여론이 있었는데 이번에 주식을 기부함으로써 재산증식에 대한 의혹을 턴 셈"이라면서 "그나마 대선을 1년 앞두고 일찍 나온 게 다행이다. 앞으로 혹독한 검증의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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