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 현대차 노사관계 개혁 이뤄내야

통상임금 갈등에 협상 교착상태로

3만8000대 생산차질·8000억 손실

고임금 정규직 노조 연례 파업행사에

국산차 외면·무역수지 악영향 우려


거의 매해 되풀이되는 연례행사처럼 올해도 현대자동차의 임금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올해는 6월 초 노사 간 상견례 이후 4개월간 교섭을 진행하며 합의도출을 시도해왔다. 그간 현대자동차의 임금교섭 기간을 보면 3개월 이내에 마무리돼온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복잡한 통상임금의 이슈가 있어서 협상이 교착생태에 빠진 것이다. 2012년 영업이익이 4조3,000억원이었으나 2013년에는 3조7,000억원으로 줄어듦에 따라 사측은 전년보다 낮은 임금인상안을 제시했고 노동조합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등 전년 수준을 상회하는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는 것이다. 이번 파상파업으로 현대차는 약 3만8,000대의 생산차질로 8,000억원이상 매출차질을 입었으며 앞으로 피해액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은 통상임금 때문이다. 노사는 2012년 합의로 통상임금 소송 결과를 전직원에게 적용하기로 하였으므로 사측은 소송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며 현재의 낙후된 임금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임금체계 및 통상임금 개선위원회'를 노사합동으로 신설하자는 의견이다. 반면 현대차노조지부는 현재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도록 합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통상임금에 대한 사측 양보가 없이는 합의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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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현대자동차 임금협상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은 노노갈등의 양태이다. 노조집행부 반대세력이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등 노동조합 요구원안 그대로 관철하도록 협상장 밖에서 시위와 집회를 벌이는 등 집행부를 압박하고 있다. 심지어 집행부 반대세력의 집요한 교섭방해와 교섭장 봉쇄로 교섭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노노갈등이 이처럼 공공연한 형태로 노사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극히 드문 현상이다. 현대차의 삼성동 한전부지매입을 문제 삼아 사측의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는 일부 현장조직 목소리도 있다. 현대차그룹의 통합사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이유로 노조가 더 높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것도 일반 시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다.

거의 매년 발생하는 현대자동차노조 파업에 대한 국민의 시선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경제 양극화와 경기침체로 서민들이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는 상황에서 고임금을 받는 정규직 노조원들이 서민 정서와는 동떨어진 요구를 하며 파업하는 장면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최근 들어 외제차 수입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에 대한 여론의 악화는 국가 경제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자동차산업은 거의 4만개의 부품으로 이뤄진 산업으로서 전후방 연관사업이 커 고용 효과가 가장 큰 산업에 속한다.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기업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다면 국산차 소비를 감소시키고 외제차 수입이 늘어나 무역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자동차부품산업의 국내고용을 줄여서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이것이 바로 일반 국민들이 민간기업인 현대차의 임금협상에 관심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현대자동차의 불안한 노사 관계가 국민 전체의 우려로 연결되는 상황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노사 모두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과 결단으로 노사관계 개혁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김동원 고려대 노동대학원장(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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