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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불청객 통증 이야기] 옆태를 보면 허리통증 보인다
너무 휘거나 일자형태면 디스크 탈출증 우려 높아스트레칭으로 근력 키워야
나효진 재활의학과 전문의·티아이피 클리닉 원장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속담이 있다. 커지기 전에 처리했으면 쉽게 해결됐을 일을 방치해뒀다가 큰 힘을 들이게 됐을 때 하는 말이다. 허리통증도 마찬가지다. 허리가 보내는 신호를 무시했다가 큰 코를 다치는 경우가 많다.
허리통증 환자들마다 상황은 다양하다. 오래 앉아 있을 때 허리가 뻐근한 환자도 있고 앉았다 일어날 때, 자고 일어났을 때 통증이 심한 경우도 있다. 혹은 허리를 뒤로 젖힐 때나 잠자리에 누웠을 때 허리가 아프다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아픈 상황과 정도는 다르지만 많은 경우 허리 근육에 의한 통증이다. 뭉친 근육이나 약해진 근육은 근육통은 물론 주위조직에도 부담감을 준다.
척추는 적당한 굴곡을 유지해야 한다. 그래야 외부충격을 흡수하는 스프링처럼 완충작용이 가능하다. 만약 척추가 너무 휘거나 펴져도 충격 흡수가 잘 안 돼 디스크와 뼈로 충격이 그대로 전달된다. 물론 이렇다고 해서 당장 아픈 것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반복되다가 치료를 안 하고 장기간 방치하면 디스크 탈출증 등으로 악화돼 치료에 오랜 시간과 비용이 든다. 바쁜 현대인은 허리병으로 앓아 누울 여유도 없는데 말이다.
허리가 뻐근하다면 거울에 옆태를 비춰보자. 허리부터 엉덩이까지 밋밋한 일자허리는 아닌지, 또는 배를 유독 내민 자세는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구부정한 자세나 의자에 똑바로 앉지 않고 엉덩이만 살짝 걸치고 눕는 듯한 자세가 반복되면 허리의 정상적인 곡선이 사라진다. 바닥에 누웠을 때 바닥과 허리 사이에 손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 일자허리를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허리근육이 약해져 디스크가 튀어나오기 쉬워진다. 이에 대한 예방 및 통증 완화방법으로는 배를 바닥에 깔고 엎드려 손과 발을 쭉 뻗고 심호흡을 하면서 동시에 들어올리는 근력강화 운동이 좋다.
일자허리만큼이나 너무 휜 허리도 문제다. 허리 곡선이 앞으로 심하게 휘어져 배불뚝이 모습이 되면 통증이 발생한다. 하이힐을 즐겨 신는 여성들에게 흔히 보이는 자세이기도 하다. 쑥 들어간 허리는 마치 활을 팽팽하게 당긴 것처럼 척추 뒤쪽의 관절들을 압박한다. 지속되면 통증이 심해진다.
누워서 손을 허리 밑으로 넣었을 때 손이 쑥 들어갈 정도로 허리가 떠 있다면 허리 근육이 자주 뭉쳐 통증이 있을 수 있다. 이럴 때는 누운 상태에서 한쪽 다리의 무릎을 잡고 가슴까지 끌어 당겨 허리근육을 쭉 늘리는 스트레칭을 반복해주면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과거에는 디스크 탈출증으로 수술을 하는 경우가 중년 이후에나 있었지만 지금은 20~30대도 흔한 일이 됐다. 현대인의 바르지 못한 자세가 척추의 정상 곡선을 망가뜨렸기 때문이다.
자주 뻐근한 허리는 디스크 탈출증 등의 전조증상일 수 있다. 허리가 이상신호를 보낼 때는 빠르게 응답하는 것이 중요하다. 통증이 시작됐을 때라도 근육강화 운동과 스트레칭을 해주면 수술이라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