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위기는 기회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에 공감한다. 위기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바꾼 국가나 기업들은 언제나 승승장구해왔기 때문이다. 해열진통제인 타이레놀로 유명한 다국적 기업 존슨&존슨의 일화는 교훈을 준다. 타이레놀은 이 회사 총매출의 7%, 순익의 17%를 차지하는 주력 상품이었다. 그러나 타이레놀을 복용한 환자 7명이 사망하면서 이 회사는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 외부인이 개입된 독극물이 타이레놀에 들어 있는 것으로 판명됐지만 존슨&존슨은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리콜에 나섰다. 그 비용만도 지난 80년대 당시 2억5,000만달러였다. 존슨&존슨은 3중 안정장치를 갖춘 새 제품을 내놓고 고객을 안심시켰다. 소비자들도 윤리경영에 감동해 1년 만에 이 회사를 시장점유율 1위에 올려놓았다. 6월 조달청장에 부임한 필자도 비슷한 유형의 위기감이 있었다. 지난해 말 사무용품 등을 자체 보관했다가 수요기관에 공급하는 중앙구매사업단의 저장품 업무를 폐지하기로 결론이 난 상태였다. 문제는 인력활용 방안을 찾는 일이었다. 지방청 조직에 산재해 있는 저장품 담당 직원들은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위기감을 갖고 있었다. 마침 그 시기에 국유재산의 총괄청인 재정경제부로부터 국유재산 관리업무의 일부를 맡겠느냐는 의사타진이 있었다. 국유지는 전체 국토 면적의 23%인 2만3,000㎢(106조원)로 엄청난 규모였다. 집행기능이 없는 재경부는 그동안 일선 지자체에 업무를 위임하는 등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오던 터였다. 당시 국회의원들도 국유재산 업무의 중요성을 감안, 국유재산 관리를 전담하는 관리청을 신설하는 내용의 법개정 작업을 추진하는 상황이었다. 지자체도 본연의 업무가 아니어서 국유재산 관리업무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유재산 관리업무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업무라는 판단이 섰다. 12개 지방청 조직을 갖고 있는 조달청은 비품 등 물품관리 경험과 토목ㆍ건축 등 계약업무를 통해 축적된 노하우 등 부동산에 관한 일정한 전문성도 갖추고 있었다. 특히 중앙구매 사업단의 저장품 업무의 폐지에 따른 유휴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호기였다. 조달청이 전통적으로 수행해온 조달과 비축의 양대 축에 국유재산 관리를 추가해 업무를 다각화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을 했다. 국유재산 관리업무는 국가적으로도 유익하고 조달청의 장래에도 도움이 되는 업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 국유재산 관리의 일부 업무를 위임받은 데 이어 조직개편을 통해 전문성을 키워나가고 있다. 조달청의 국유재산 관리업무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성장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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