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온난화로 북극 해빙 가속… '자원의 보고' 그린란드가 뜬다

[글로벌 포커스]<br>글로벌 기업들 대규모 투자로 유전·금속자원 개발등 활기<br>인프라 부족등 걸림돌… '강대국 자원 식민지' 전락 우려도

물개 가죽으로 만든 바지 등 이누이트족(族)의 전통의상을 입은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지난해 6월 21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서 거행된 자치권 확대 기념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지난 1721년부터 덴마크의 식민 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는 이날부터 독립국가로 향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사진= 서울경제DB


SetSectionName(); 온난화로 북극 해빙 가속… '자원의 보고' 그린란드가 뜬다 [글로벌 포커스]글로벌 기업들 대규모 투자로 유전·금속자원 개발등 활기인프라 부족등 걸림돌… '강대국 자원 식민지' 전락 우려도 이승현기자 pimple@sed.co.kr 물개 가죽으로 만든 바지 등 이누이트족(族)의 전통의상을 입은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이 지난해 6월 21일(현지시간) 그린란드의 수도 누크에서 거행된 자치권 확대 기념식에 참석해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지난 1721년부터 덴마크의 식민 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는 이날부터 독립국가로 향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 사진= 서울경제DB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빙하의 그린란드, 자원이 잠에서 깨어난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그린란드에 340억~650억배럴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전세계 석유 수요는 연간 300억배럴에 달한다. 글로벌 에너지회사들은 그린란드의 석유를 노리며 지구온난화에 따른 빙하 해빙을 기다려 왔는데 이제 그 기회가 찾아왔다. 먼저 영국의 한 업체가 포문을 열었다. 지난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의 석유채굴업체인 케언 에너지는 그린란드 서부 해안 디스코 섬(Disko Island) 인근의 4개 구역에서 올 여름부터 시추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지난해 말 발표했다. 케언 에너지는 그린란드 정부로부터 서부와 남부 해안에서 총 8개 구역에 대한 유전 개발권을 얻었다. 케언 에너지 측은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때가지 2~3년간 시추작업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시추작업에 총 3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T는 "케언 에너지가 그린란드에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관련 업계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잠재적인 '자원의 보고'(寶庫)로 주목받아 온 그린란드는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빙하가 지구온난화로 때문에 점차 줄어들면서 인간의 접근성을 확대시켰다. 이로 인해 석유ㆍ천연가스 등 천연자원의 개발 가능성이 더욱 커지게 되었다. 여기에 그린란드의 현 집권세력인 좌파 연합정권도 자치권 확대를 이끌어내면서 경제발전을 위해 자원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린란드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자원 노다지'로 떠오르고 있다. ◇ 석유탐사 가시화 = 그린란드의 빙하는 최근 빠르게 녹고 있다. 네덜란드와 영국 등 국제연구진은 그린란드 빙하가 지난 2006~2008년에 연간 2,730억톤씩 해빙돼 지구 해수면을 연간 0.73mm씩 상승시켰다고 지난해 11월 과학잡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지난 2000~2008년에 그린란드 빙하의 해빙에 따른 연평균 해수면 상승폭이 0.46mm임을 감안하면 2006년이후 해빙이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린란드 정부와 글로벌 에너지회사들은 석유탐사를 위한 준비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그린란드 국영석유회사인 누나오일(NunaOil)은 지난해 11월 셰브론, 엑손모빌, 케언 에너지, 동 에너지(덴마크 최대 전력회사) 등 6개 회사와 이익단체 성격의 '그린란드 석유산업협회(GOIA)'를 출범시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GOIA 회장을 맡은 동 에너지의 아르네 로젠크란츠 회장은 "그린란드에 진출한 에너지회사들은 주요 사안들에 대해 공동으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논의해왔다"며 "GOIA가 그린란드 자원개발 산업의 성공에 충실한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GOIA는 이와 함께 그린란드 정부가 내놓은 서부 해안의 13개 구역 개발권 중에서 5개 구역을 매입해 확보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외국업체들의 원유탐사 사업을 적극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13개 구역의 개발권을 허가한 데 이어 올해에도 서부 해안에 대한 추가적인 개발권을 내놓는다. 오는 2012년과 2013년에는 동부 해안의 개발권도 허가할 계획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그린란드가 이전에는 사람들이 지도 상에서도 찾지 못하는 나라였지만 이제는 세계에서 그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 각종 자원 풍부 = 그린란드에는 석유와 천연가스만 풍부한 게 아니다. . 그린란드는 전체 국토의 80~85%를 뒤덮고 있는 빙하가 지하 3km까지 뿌리를 내리고 있다. 국제 연구진은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이 지금보다 7m가 높아져 큰 재앙이 될 것으로 경고했다. 그러나 그린란드 자체로서는 빙하가 녹는 덕분에 엄청난 양의 담수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이코노미스트지(誌)는 분석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수력발전으로 전력생산의 80% 이상을 충당하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그린란드 정부는 풍부한 수자원과 낮은 기온 등을 내세워 외국 투자자들을 끌어온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미국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알코아는 그린란드 남부에 제련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컴퓨터 서버를 운영하는 구글 등 정보통신(IT) 업체들도 그린란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컴퓨터 서버가 열 발생이 심하고 에너지 소비가 많은 편이라 그린란드의 추운 환경이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금 등 금속자원의 개발도 활기를 띠고 있다. 그린란드 광산업체인 누나미네랄스(NunaMinerals)는 지난해 11월 그린란드 남부지역에서 새로운 금광을 발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번에 발견된 금광은 지난 2004년부터 상업적 개발에 착수한 그린란드 최초의 금광인 '날루나크'에서 북쪽으로 25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또한 누나미네랄스는 "금광과 함께 텅스텐을 추출할 수 있는 회중석(灰重石)도 발견했다"며 "회중석은 수요가 많고 텅스텐은 전략적 용도의 광물"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광산업체들은 이 외에도 루비, 다이아몬드 등의 보석류가 매장되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개발여건 미성숙, 자원착취 우려 = 2009년 6월 21일,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등 17개 국가의 대표들은 그린란드의 자치권 확대를 축하하는 기념식에 참여했다. 지난 1721년부터 덴마크의 식민지배를 받아온 그린란드는 경제^사법권 등의 독립을 골자로 하는 자치권 확대를 2008년 11월의 국민투표를 통해 결의했다. 그린란드 정부는 식민지배 300년이 되는 오는 2021년에 국방·외교권의독립까지 달성해 완전한 독립을 이루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그린란드의 자원개발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고조되어 있다. 그러나 자원개발을 본격화하기에는 아직 충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가장 시급한 사항으로는 낙후된 사회간접시설의 확충이 꼽힌다. 그린란드에는 교통 신호등이 수도 누크(Nuuk)에 단 2개만 있는 등 도로가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다. 주민들은 이동하기 위해 너무나 비싼 비용을 치르고 배나 비행기를 이용해야 한다. NYT는 그린란드 육지로의 접근성은 바다에 비해 여전히 낮다고 지적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국민이 드물고 알코올 중독, 높은 실업률, 가정폭력 등의 사회문제가 심각한 점도 난제로 지목된다. 특히 미비한 수준의 정부 행정력은 자원개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가로막는 주된 이유다. 군대가 없는 그린란드는 덴마크 국방력에 자국안보를 의존한다. 또한 국가수입의 90%를 어업에서 벌어들이는 등 근대적인 산업이 존재하지 않으며 덴마크로부터 지원받는 연간 34억크로네(6억3,7000만달러)의 보조금으로 국가재정의 3분의 1을 충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영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난개발에 나설 경우 그린란드는 이들의 자원식민지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는 지금… 글로벌 포커스] 기획·연재기사 전체보기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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