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궁경부암 유발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접종으로 예방을

요즘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인유두종바이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신혼부부들의 예방접종이 필수적인 사항으로 권장되는 추세다. 지난해 9월엔 차영주 중앙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한국 여성의 34.2%가 HPV에 감염됐다고 발표한바 있다. 국내 여성 3명중 1명이 HPV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 중 성생활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젊은층인 18~29세에서는 49.9%를 기록했다.

HPV는 여성의 자궁경부암질암·외음부암뿐만 아니라 남성에서 음경암을 일으킨다. 또 남녀 공히 구강암·생식기사마귀(곤지름)·인후두암·항문암 등을 유발한다. 최근엔 일부 식도암도 HPV와 관련 있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김민정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산부인과 교수는 “HPV는 인체내 어느 부위에나 존재하며 특히 사람의 생식기, 점막 등에 감염되면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며 “전세계 사람들의 절반 정도는 일생에 한번씩 감염될 만큼 흔하며 특히 ‘성 접촉’으로 전염되기 쉬워 성 경험이 있다면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PV는 100여종이 있는데 이 중 14가지 정도가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형’이다. 자궁경부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 고위험군 바이러스 중 HPV16·18형이 대표적이다. HPV6·11형 등은 생식기사마귀, 재발성호흡기유두종증 등과 관련된 저위험군 바이러스로 구분된다. 이밖에 미분류군, 고위험추정군 등이 있다.

HPV에 감염돼도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고 큰 건강문제를 유발하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는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지난 5월 박종섭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부인암센터 교수팀은 2007~2010년에 아시아 5개국(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의 자궁경부암 여성환자 1012명을 역학조사한 결과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유전형은 HPV16, HPV18이라고 밝혔다.


국내 자궁경부암 환자의 경우 HPV16과 HPV18의 분포가 각각 61.3%, 12.9%로서 전 세계 여성의 60%, 10%와 거의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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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교수는 “자궁경부암 편평상피암·선암의 발암인자인 HPV16과 HPV18 등 두 종류의 유전자형 감염만 예방해도 자궁경부암 발생을 최소 70% 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HPV에 감염됐다면 바이러스 자체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꾸준한 정기검진을 통해 추적 관찰해야 한다. HPV에 감염되더라도 90% 정도는 1~2년 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다.

컨디션 및 면역체계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고위험군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소멸되지 않는 경우 오랜 기간에 걸쳐 암이나 전암성 병변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부분 성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질환은 콘돔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HPV는 콘돔으로 예방할 수 없다. 콘돔을 착용하지 않은 부분도 피부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HPV와 관련 질환은 백신 접종과 정기검진 두 단계에 걸쳐 예방할 수 있다.

가장 예방 효과가 높은 시기는 첫 성접촉 전이다. 대한부인종양학회에서 권고하는 최적 접종 연령은 한국 여성의 첫 성경험 연령을 고려한 만 15~17세다. 이미 성 경험이 있는 여성도 백신을 접종하면 HPV로 인한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임신부의 접종은 권장되지 않으나, 임신 사실을 모르고 접종했을 때는 출산 이후 다시 남은 접종을 재개하면 된다. 수유 중에도 접종할 수 있다. 이미 성경험이 있거나 26세 이후라도 백신 접종을 통해 면역력을 얻을 수 있으나 효과는 상당히 줄어든다.

.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상반응은 접종 부위의 통증이다. 근육 주사로 진행돼 통증이 생길 수 있지만 2~3일 내에 사라진다. 접종 후 통증, 부종, 발진, 두통, 근육통 등 경미한 이상반응은 정상 면역 반응일 수 있으나, 증상이 심해지거나 1주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김민정 교수는 “실제 경미한 이상반응을 포함하더라도 접종자의 0.05% 미만에서 이상반응이 발생하며 주사부위 통증이 이상반응의 95%이상을 차지한다”며 “대규모 접종 후 실신(syncope), 과민반응(anaphylaxis)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긴 했는데 모두 다른 백신 접종 후 발생빈도와 비슷한 정도였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산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는 HPV백신 접종 후 15분 정도 지켜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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