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폭탄돌리기 다시 고개

퇴출 앞둔 6개 종목 급등락<br>정리매매따라 투자 신중히

증시 퇴출이 결정된 종목을 이용해 주가를 띄운 뒤 팔고 빠지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종목 투자는 도박"이라며 투자주의를 당부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퇴출이 확정된 곳은 코리아05호ㆍ06호ㆍ07호선박투자회사를 비롯해 엔터기술과 휴먼텍코리아ㆍ이디디컴퍼니ㆍ삼우이엔씨ㆍ다함이텍ㆍ한일건설 등 9곳에 이른다. 이들은 자본잠식과 감사의견 거절 등 사유로 상장폐지가 결정돼 현재 정리매매가 진행 중이다.

관련기사



문제는 퇴출이 결정된 이들 9개 종목 가운데 6곳에서 정리매매 기간 중 갑자기 치솟다 하락하는 '폭탄 돌리기'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코리아퍼시픽05호선박투자회사의 경우 정리매매 둘째 날인 2일 61.54%가량 크게 뛰었다. 휴먼텍코리아는 물론 삼우이엔씨도 4일 각각 주가가 14.29%, 23.08% 치솟았다. 이날도 코리아07호선박투자회사가 17.24% 크게 올랐다 결국 10.34% 내린 26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코리아0퍼시픽5호와 06호선박투자회사도 장 초반 10%가량 크게 올랐으나 다시 급락했다. 엔터기술 역시 정리매매 마지막 날인 5일 28.57% 오르는 등 이상흐름을 보였다. 통상 정리매매의 경우 증시 퇴출로 투자 가치가 사라졌다는 측면에서 급락하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회사 상황과는 상관없이 갑자기 치솟는 등 이상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세력들이 정리매매 기간을 악용해 주가를 끌어올린 뒤 차익을 남기고 팔아 치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 중 나타나는 이상급등세만 보고 추격매수에 나섰다가 수익은커녕 손실만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폭탄 돌리기'는 이를 전문으로 한 이른바 '정리매매꾼'까지 등장하고 있어 국내 증시왜곡 현상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지적되고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정리매매 중인 종목들은 대부분 주가가 500원 미만인 동전주라 소규모 금액만으로도 주가를 올리는 착시 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며 "이를 악용해 투자자들을 현혹시킬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리매매 개시 뒤 이틀 정도에 가장 많이 나타나는 폭탄 돌리기는 말 그대로 투자가 아닌 도박"이라며 "쌈짓돈을 여기에 쏟아붓는 행위는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안현덕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