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세계 증시‘지옥에서 천당으로’ … 그러나‘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

더 이상의 폭락 없지만 급등도 힘들어…미국의 선택 따라 지루한 횡보세 유력

이틀 연속 폭락을 거듭했던 글로벌 증시가 급속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10일 한국의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79.80포인트(4.43%) 상승한 1,881.15포인트에 개장해10시 30분 현재 2.10%의 상승세로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대비 23.24포인트(5.37%) 상승한 456.12포인트에 개장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 평균지수 역시 166.33포인트(1.86%) 상승한 9,110.81포인트, 토픽스 지수는 13.52포인트(1.75%) 오른 783.91포인트로 개장했다. 닛케이지수는 하루만에 9,000선을 회복했다. 대만(2.73%)과 중국 증시(0.08%) 역시 상승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이에 앞서 9일(현지시각) 뉴욕증시도 전날의 폭락세를 극복하고 급반등에 성공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429.92포인트(3.98%) 상승한 1만1,239.77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S&P500 지수도 53.07포인트(4.74%) 오른 1,172.53포인트, 나스닥 종합지수는 124.83포인트(5.29%) 상승한 2,482.52포인트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뉴욕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은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앞으로 최소 2년간 초저금리(0%~0.25%)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 회복세를 지원하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수준을 적정 수준에 묶어 두기 위한 것이라고 FRB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상 FRB가 아무 것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분석이설득력을 얻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0%~0.25%는 2008년 금융위기이후 줄곧 이어 오던 정책이기 때문이다. FRB는 이날 당초 시장에서 기대했던 제3차 양적완화(QE) 조치나 단기국채의 장기 전환 등 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다만“앞으로 물가안정의 범위내에서 더 강력한 경제회복세를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수단의 범위를 검토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CNBC는 즉각 “FRB가 원할 때까지 저금리를 유지해 줄테니 나머지는 당신들이 알아서 하시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란 논평을 내렸다. 이에 따라 9일 뉴욕 증시의 반등과 10일 아시아 증시의 상승세는 그간의 주가 폭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에 가깝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따라서 주가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오히려 앞으로의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대한 차분한 재평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지난 이틀간‘공포와 충격’에 따른 감정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조치가 가진 의미와 앞으로 각국이 취할 후속조치들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가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아시아 증시를 포함한 세계 증시는 지지부진한 등반락을 거듭하며 중장기적인 횡보세에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우선 당장 오는 26일로 예정된 미 FRB의 연례 행사인 잭슨홀 미팅의 결과에 세계의 이목이쏠리게 됐다. 벤 버냉키 의장은 이 회동에서 양적완화 조치에 관해 다소 강한 암시를 던질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그가 지난해 2차 양적완화 구상을 밝힌 것도 이 회동에서였다. 그러나 이 회동에서 조차 아무런 특기할 만한 조치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3차 양적완화는 물가불안이란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의 위기는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유동성 경색’이 문제가 아니라 ‘미국의 경제적 리더쉽’에 대한 불신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의 기업과 은행들은 현재 많은 달러를 쌓아 두고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양적완화 조치는 오히려 물가 폭등이란 엄청난 부작용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얘기다. FRB는 이런 상황에서 양적완화 조치를 보류하면서 어느 정도 수준의 경기침체를 감내하는 이른바‘질서있는 경기침체(orderly recession)’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스태그플레이션(STSGFLATION)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미국은 신용등급 강등이란 대가로서 세계경제 리더쉽에 강력하게 도전하고 있는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 등 이른바 브릭스(BRICS) 국가들의 보다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요구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세계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독점적 지위를 포기하고 위안화, 유로, 엔화 등 다른 국가들의 통화도 기축통화로 병행 채택하자는 요구일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분위기는 하반기로 갈수록 강력하게 터져 나올 것이며, 결국 오는 11월로 예정돼 있는 프랑스 파리에서의 제6차 G20정상회의에서 극에 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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