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상저하고(上低下高)형 경기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세출예산 총액의 65.3%인 131조원을 상반기에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기획예산처는 3일 “올해 경기는 상반기에 부진하다가 하반기에 회복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재정의 경기대응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상반기 세출예산 배정규모를 131조원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반기 배정규모는 지난해 동기(62.2%)보다 3.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상반기 재정집행률을 56%까지 끌어올려 조기 재정집행에 따른 경기 활성화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한 올해 세출예산 200조9,519억원 중 41.4%인 83조883억원을 1ㆍ4분기에 집중 배정하고 2ㆍ4분기에는 48조1,302억원(23.9%)을 배정하기로 했다. 1ㆍ4분기 배정비율은 전년 동기(38.2%)보다 약 6조원(3.2%포인트)이 늘어난 규모로 지난 2000년 이래 2005년 1ㆍ4분기(42.1%)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주요 사업 부문별로는 수송ㆍ교통 투자사업비 16조3,000억원 중 88%인 14조3,000억원이, 서민생활안정 예산 11조3,000억원 중 60%인 6조8,000억원이 각각 상반기에 배정된다. 또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사업비의 67%인 9,000억원, 사회서비스 사업비의 73%인 8,000억원이 각각 상반기에 해당 부처로 배정된다. 아울러 계약은 지난해에 이뤄졌지만 지출은 올해 발생하는 국고채무부담행위 예산 2조7,216억원 가운데 1ㆍ4분기에 2조5,564억원이, 2ㆍ4분기에 1,155억원이 각각 집행된다.
성일홍 기획처 예산낭비대응팀장은 “상반기 확대된 재정배분 규모를 토대로 민간 부문과의 계약이 활발히 체결되면 실제 재정집행은 하반기에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관련 설비투자 증가, 하도급 계약 활성화 등 경기의 움직임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상반기 재정배정 비율은 ▦2001년 63.0% ▦2002년 65.4% ▦2003년 62.0% ▦2004년 63.7% ▦2005년 66.7% 등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