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11월 26일] 거짓 정보로 신뢰 잃은 SNS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핵심은 신뢰다. 자신과 관계를 맺은 사람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정보가 오간다. 누군가 타인의 신뢰를 악용해 거짓정보를 퍼뜨린다면 그것은 SNS의 기반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동시에 SNS 생태계 자체를 붕괴시킬 수도 있다.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김정일 사망설이나 거짓 포격 사진 등 수많은 거짓 정보가 SNS상에 떠다녔다. 대부분 네티즌들은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하지 않고 퍼나르기에 바빴다. 거짓정보가 사실인양 인터넷에 떠다닌 것이다. 사실 지인이 제공한 정보를 꼼꼼히 확인하지 않은 네티즌을 탓하기는 어렵다. 모든 정보를 개인이 일일이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처리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고 자신과 별 상관없는 정보는 주의를 덜 기울이도록 진화돼왔기 때문에 이런 무심한 퍼나르기는 오히려 합리적인 행동으로 볼 수 있겠다. 문제는 이러한 합리적 선택이 가진 맹점을 악용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소위 말하는 '낚시'라는 것을 즐기기 위해 자신이 제공한 거짓정보를 타인이 믿는 것을 즐거워하며 뿌듯함을 느낀다. 거짓된 정보로도 타인의 좌우할 수 있다는 굴절된 성취감을 느끼며 일종의 우월감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낚시는 최근 트위터나 미투데이에 남긴 글이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서비스의 실시간 검색 기능 덕분에 공개적으로 노출되면서 더욱 쉬워졌다. SNS에 올린 글이 협소한 관계망을 탈피해 인터넷 이용자 모두가 볼 수 있는 포털이라는 광장으로 나가는 것이다. 이번 해프닝 또한 이렇듯 SNS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발생한 결과다.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IT)의 발달로 현대인은 수많은 정보를 즉시 얻을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정보의 속도에 비해 정보의 신뢰도가 높아졌다고는 보기 힘들다. 이번 연평도 포격과 관련한 많은 정보들이 SNS상에 떠다녔지만 사람들은 뉴스를 통해 정보를 재확인하고는 했다. '낚시'를 즐기는 미꾸라지들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SNS의 유행이 역설적으로 기성 미디어에 대한 신뢰만 높이는 결과를 낳을지도 모르겠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