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저가 매수세 유입… 18개월來 최대폭 42P 상승


국내 증시가 1년 6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며 1,970선을 단숨에 회복했다. 코스피 지수가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인식과 국내외 경제지표 호전으로 펀더멘털이 호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일단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리비아 사태의 장기화와 고유가 부담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재상승 국면은 4월 이후에야 가능할 전망이다. 코스피지수는 3일 전날보다 42.42포인트(2.20%) 오른 1,970.66포인트를 기록했다. 하루 상승폭으로서는 2009년 9월10일(2.30%)이후 가장 큰 것이다. 이날 외국인은 1,600억원을 순매수하며 7거래일만에 매수세로 돌아섰다.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전일 1,920선을 바닥으로 매도물량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대신 저가 매수세가 몰리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실제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5조1,000억원으로, 지난 2월의 일평균 6조2,000억원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이날 주가가 오른 것은 우선 국내외 경기호전에 대한 기대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서는 민간 고용지표가 우호적으로 나왔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긍정적인 경기전망도 한몫을 했다. 국내에서도 1월 경기선행지수가 13개월만에 상승국면으로 전환하면서 매수심리를 자극했다. 주가가 단기 급락하면서 ‘낙폭이 지나치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이날 급등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는 지난 1월27일(2,115.01포인트) 고점을 찍은 후 전날까지 한달만에 무려 8.8%가 급락했다. 최근 한 달 여에 가깝게 조정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국내 펀더멘털을 감안할 때 10배 이하로 내려간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은 너무 낮아졌고 이것이 매수심리를 키웠다는 것이다. 한동욱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리스크를 감안해도 고점대비 10% 조정이면 충분히 매력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급측면에도 외국인의 대거 이탈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단기자금인 유럽계는 빠져나갔지만 장기자금인 미국계는 여전히 남아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한달간 외국인은 3조7,154억원을 순매도했는 데 이중 영국은 1조3,519억원, 프랑스가 1조324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유럽계가 이탈을 주도했고 반면 미국은 3,572억원을 사들여 대조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국내 1ㆍ4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나오는 4월 이후에는 증시가 다시 견조한 상승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전망치를 올리고 있는데,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1월19일 대비 현재 목표주가 상향 조정 631건, 투자의견 상향도 55건이나 됐고 반면 하향 조정은 각각 254건, 34건에 그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조정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고 고유가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릴 단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이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기술적 반등이 일어났다”며 “아직 중동 리스크가 모두 반영됐다고 보기는 어려운데 4월 이후 1ㆍ4분기 실적모멘텀이 나오면 주가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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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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