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궁지 몰린 검찰… 유병언 처가 정조준

처남 배임 등 혐의로 체포

부인도 수사 대상에 올려

유씨 보름넘게 행방 묘연

수사력에 비판 목소리 커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 검거가 장기화되면서 궁지에 몰린 검찰이 유씨 처가 수사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유씨의 부인과 처남 등까지 압박해 도피 중인 유씨 부자를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에 따르면 검경은 전날 유씨의 처남 권오균(64) 트라이곤코리아 대표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권 대표는 유씨 부인 권윤자(71)씨의 동생으로 유씨와 함께 구원파를 세운 고 권신찬 목사의 아들이다. 권 대표는 유씨의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흰달의 대표이사 등을 거쳤으며 계열사 자금을 유씨 일가에 몰아줘 회사에 수십억원대의 피해를 끼친 혐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유씨의 부인인 권씨도 최근 수사선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 역시 유씨 계열사 중 하나인 크레오파트라 대표 등을 지냈으며 남편과 아들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회사에 거액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검찰의 우선 수사 목록에서 유씨 처가는 빠져 있었다. 유씨 일가와 측근의 횡령·배임 혐의를 최단 시간 내에 밝혀내 범죄 수익을 환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씨 처가에까지 수사력을 집중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유씨 부자의 도피가 길어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일가 전체를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유씨 부인과 처남에까지 칼끝을 들이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구원파 신도 등 유씨 도피를 돕는 조력자 체포에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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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검찰이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쫓고 있는 구원파 핵심 신도는 5~6명으로 알려졌다.

검경은 이들이 유씨 부자를 자신의 집에 숨겨주거나 도피 생활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의 구체적 소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검찰이 유씨 처가 압박이라는 강수까지 꺼내 들었지만 지명 수배 보름이 넘도록 유씨의 행방은 묘연해 검찰 수사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씨를 비호하는 구원파라는 종교집단을 의식해 수사를 소극적으로 진행하는 점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실제 검찰은 지난 1일 금수원 안에 있다고 알려진 구원파 신도 김엄마(58)가 유씨 도피를 총괄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금수원 진입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3일 금수원 외부 대기 경찰 병력을 300여명에서 500여명으로 늘리기만 했을 뿐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유씨를 비호하는 구원파 신도들과의 마찰을 최대한 피하고 싶은 검찰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만 좀 더 과감한 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법당국을 농락하는 유씨와 구원파에 대한 비난 여론이 팽배한 점을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과정에서 검찰이 김엄마의 존재를 미리 알린 것도 실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수원 내부의 경계만 강화시켜 결과적으로 금수원 진입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금수원 1차 진입 이후 200~300명으로 줄었던 금수원 내부 대기 인원은 검찰이 김엄마의 존재를 밝힌 이후 다시 1,0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구원파 내부에서마저 "검찰이 비밀리에 수사했으면 진작에 김엄마나 유 회장을 검거할 수 있지 않았겠냐"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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