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콧구멍 속을 내시경을 통해 3차원 입체영상으로 보면서 수술할 수 있게 돼 축농증 등의 수술 정확도가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비인후과 김창훈 교수가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3차원 비디오시스템을 이용한 부비동(코 주변 얼굴뼈 속 빈 공간) 내시경 수술에 성공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지금까지 이 방법으로 수술 받은 환자는 모두 12명으로 이들은 만성 부비동염(축농증)과 뇌척수액 비루(뇌척수액이 코로 흐르는 증상) 등의 증상이 있었다.
코와 연결된 부비동은 만성 염증에서부터 종양까지 다양한 질환이 생길 수 있다. 지금까지 부비동염 치료에는 2차원적인 평면영상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이 이뤄져 왔다. 하지만 비강과 부비동은 구조가 복잡하고 좁으며, 안면부에 분포하는 주요 혈관 및 신경, 안구, 뇌 기저부와 가까워 수술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병원 측의 설명이다.
특히 내시경이 콧구멍 깊숙이 들어가면 수술할 때 뇌나 시신경을 건드려 뇌척수액 비루·안구 운동장애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있었다.
김 교수는 "3차원 영상장비를 이용한 내시경 수술은 복잡한 부비동의 구조가 모양ㆍ두께ㆍ깊이까지 실제처럼 훤히 보여 보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비정상적인 점막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해 꼭 있어야 할 정상적인 부비동 점막에 대한 보존도 용이해 수술 후 환자들의 회복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3차원 비디오시스템을 이용한 부비동 내시경 수술은 독일ㆍ이탈리아ㆍ영국 등에서 1년여 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내시경의 지름은 4㎜로 기존 2차원 평면영상용 내시경(10㎜)의 절반도 채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