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정협위원 48명, 문혁박물관 건립 건의

라오서 아들·유명작가 포함된 '중대제안'

문화대혁명(문혁) 개시 40주년을 앞두고 중국 당국의 소극적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문필가와 과학자들이 문혁의 교훈을 되새기기 위한 박물관 건립을 건의했다고 홍콩 언론이 13일 보도했다. 무당파 소속 정협위원인 작가 양쾅만(楊匡滿) 등 48명은 지난 12일 정치, 경제,문화 등 각 방면에 엄청난 재앙을 가져다준 문혁의 교훈을 되새겨 다시는 전철을 밟지 말자는 뜻에서 문혁박물관 건립 건의를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에 제출했다. 건의안은 "문혁이 시작된지 40년이 지났지만 대부분의 젊은층은 문혁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며 "일본과는 달리 2차대전에 대한 통절한 반성을 통해 국제사회의존경을 받고 있는 독일처럼 역사를 되돌아볼 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작년 10월17일 사망한 중국 문학계의 지성이자 전국정협 부주석이었던 바진(巴金)도 1980년대 초 같은 건의를 한 바 있어 그의 사망 직후 한때 문혁박물관 건립에대한 논의가 일부 정협위원과 인터넷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조용하게 진행돼 왔다. 이번 건의안의 연대 서명자 중에는 공산혁명과 대장정에 참여했다 문혁 당시 박해를 받아 숨진 허룽(賀龍) 장군의 아들 허제성(賀捷生)과 역시 문혁 당시 홍위병의수모를 견디지 못해 자살한 대문호 라오서(老舍)의 아들 수이(舒乙)도 포함돼 있다. 정협 규정상 서명자가 30명 이상인 건의안은 '중대제안'으로 간주돼 진지하게검토한다고 돼 있으나 중국공산당이 올해 문혁 40주년 및 마오쩌둥(毛澤東) 30주기를 조용하게 넘기기로 한 바 있어 앞으로 이 문제가 어떻게 처리될지 주목된다. 중국공산당 차원의 문혁박물관 건립에 대한 논의와는 별도로 지난해 초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산터우(汕頭)시에서는 한 민간인이 연면적 570㎡의 3층 건물로 세운 최초의 '민간' 문혁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또 그에 앞서 바진의 쓰촨(四川)성 고향에서는 성 정협위원인 판젠촨(樊建川)이문혁박물관 건립을 최초로 제안한 바진을 기리기 위해 30만점에 이르는 문혁 시기의 각종 물품과 용품을 모아 '문혁예술품진열관'을 열었다. 중국 중앙 언론은 정협위원들의 이번 문혁박물관 건립 건의를 거의 보도하지 않았으나 앞서 일부 지방 언론이나 인터넷에 오른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여론의 흐름은 대체로 긍정적인 방향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혁은 지난 1966년 5월16일 마오쩌둥의 당권장악과 함께 발발, 홍위병 운동의확산으로 극도의 사회적 혼란과 경제 파탄을 가져온 뒤 1976년 9월9일 마오쩌둥 사망과 10월18일 4인방 타도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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