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실적 악화에도 고배당 잔치 너무하네

E1 당기순익 62% 급감에도 최대주주 62억이나 챙겨

네오티스는 배당률 5% 넘어


일부 기업이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최대주주의 배를 불리기 위한 배당잔치를 벌이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E1은 보통주 1주당 2,000원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 2.9%로 총 배당금액은 115억원 규모다.


 E1의 지난해 실적은 썩 좋지 못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88억원으로 0.9%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당기순이익이 338억원으로 62.6%나 줄어들었다. 이 때문에 주가 역시 최근 하락세를 보이며 6만원대까지 추락하면서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당기순이익이 쪼그라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가배당률이 2.9%에 달하도록 배당을 늘려 최대주주 측 배 불리기에 나섰다. 현재 E1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구자열 회장이 17.66%로 최대주주로 등재돼 있다. 구 회장은 이번 배당으로 약 24억원가량을 챙긴다. 구 회장과 더불어 구씨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까지의 지분은 45.33%로 이번 배당을 통해 모두 62억원을 가져간다. 반면 5% 이상 주요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들의 비율은 24.86%에 불과하다.


 세무사회와 회계프로그램을 두고 소송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유가증권 상장사인 더존비즈온도 마찬가지다. 더존비즈온은 최근 보통주 1주당 1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1.38%이며 배당금 총액은 41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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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보통주 1주당 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당시 시가배당률이 1.9%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그러나 실적을 고려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2012년도에는 영업이익 236억원을 달성하면서 36.5% 성장했으며 당기순이익도 무려 228% 오른 17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2013년도 더존비즈온의 실적을 살펴보면 영업이익이 183억원으로 전년 대비 23.7%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37억원으로 19.5% 줄어들었다. 여기에 올해 세무사회와 주요 매출 품목으로 꼽히고 있는 회계프로그램에 대한 송사에 휘말려 앞으로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더존비즈온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배당을 통해 총 12억원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챙겨간다.

 코스닥 상장사인 기계 제조업체인 네오티스의 상황은 더욱 심하다. 네오티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4억원으로 44.7% 축소됐다. 이처럼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네오티스는 시가배당률 5.38%의 고배당을 감행했다. 네오티스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권은영 대표이사가 30.6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배우자와 친인척을 포함한 특수관계인이 45.42%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 배당금 총액 21억원 가운데 10억원 이상을 이들이 가져가는 것.

 이외에도 자동차 부품 업체인 모토닉을 비롯해 휴대폰 부품업체인 인탑스, 소재 광물 업체인 원일특강 등도 실적 하락 속에 꾸준히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0% 전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최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이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배당정책을 통해 오너 일가들에 대한 배 불리기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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