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공룡기업 구글은 어디갔나
권경희 기자 sunshine@sed.co.kr
구글이 한국어를 영어로 자동 번역해 제공하는 서비스(translate.google.com)를 시행한 지 한달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자사의 영어 브랜드명(google)조차 제대로 번역하지 못한다.
실제 영어자동번역서비스에서 한글로 '구글'을 치고 검색하면 'google'이라는 결과는 한건도 나오지 않는다. 대신 'Nine Writings'라는 결과만 보여줄 뿐이다.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구글은 없고 'Nine Writings'만 있는 것이다. 네티즌들은 세계 최대 검색업체를 자부하는 구글이 자사의 브랜드명조차 제대로 번역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구글이 최근 세계 곳곳에서 잇따라 자존심을 구기고 있다.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는 최근 미국 구글에서 광고를 철수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자 수가 거의 줄지 않아 그 동안 구글의 영향력이 과대 포장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구글이 최근 '유니버설 서치'와 '급상승 검색어 순위 100위'를 알려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데 대해서도 말이 많다. 업계와 네티즌들은 이 서비스들이 네이버의 '통합검색'이나 '실시간 검색어'와 비슷하다며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해 네이버 모방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니버설 서치'는 각 분야별 검색내용을 한 페이지에 보여주는 일종의 통합검색 방식으로 기존에 구글이 웹 검색을 통해 관련성 높은 외부 사이트의 페이지만을 보여주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구글은 웹 검색 내용에 광고가 자연스럽게 포함되는 기존의 방식과 달리 광고를 앞면에 별도로 노출시키게 한 것도 모방의 의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구글은 "미국에서 몇백억원 광고를 하더라도 검색결과에서 별도로 내보내도록 하는 일은 없다"며 철학처럼 내세워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메인 화면에 광고 검색 내용을 별도로 모아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가 지향해왔던 바로 그 방식이다.
하지만 구글은 네이버와 전혀 다르다는 입장만 표명하고 있다. 야후는 통합검색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네이버를 벤치마킹한 것이 사실이라고 당당하게 고백했다. 솔직하지 못한 모습에 구글을 신봉했던 '구글러'들조차 실망하고 있다. 자존심은 상할지라도 업계 1위다운 솔직함과 당당함을 보여주길 바란다.
입력시간 : 2007/07/09 1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