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1세대 SNS 잇따라 로그 아웃

트위터·페이스북 따라하기 급급<br>국내 고객 특화 기능 못만들고 모바일 대응늦어 카톡 등에 밀려<br>요즘·아임인 이어 C로그도 중단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주도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1세대 SNS가 줄줄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27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SK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 16일 단문형 SNS 'C로그'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2010년 9월 차세대 싸이월드를 선언하고 첫 서비스를 개시한 지 3년 만이다.


한국판 트위터로 불렸던 C로그는 '모아보기', '공감', '인맥' 등을 핵심 기능으로 내세우고 부가기능을 간소화해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출시 이듬해인 2011년에는 기업용 서비스인 '브랜드 C로그'까지 내놓고 이용자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당초 예상보다 저조한 성과를 거두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됐다.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지난 8월 '요즘'의 서비스를 중단했다.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이용자가 짧은 글을 남기고 이를 지인과 공유하는 단문형 SNS였으나 가입자가 300만명 수준에서 정체를 겪으면서 전격적인 서비스 철수를 결정했다. 출시 시기도 경쟁사에 비해 늦은 데다 차별화된 특색이 없었다는 점이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KTH도 지난 5월 위치기반 SNS '아임인'의 운영에서 손을 뗐다. 아임인은 글로벌 1위 위치기반 SNS인 '포스퀘어'를 표방하며 한동안 인기를 모았다. 현재 이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각종 지역정보와 맛집정보를 제공하는 게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KTH가 기업용 소프트웨어에 전력을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1세대 SNS 철수를 선언하면서 네이버도 단문형 SNS '미투데이'의 운영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 2008년 12월 22억원에 인수한 미투데이는 현재 누적 가입자가 1,300만명로 국내 트위터 가입자 600만명의 배가 넘는다. 하지만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수치인 순방문자수가 300만명 수준으로 정체되면서 500만명에 달하는 트위터에 주도권을 내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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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SNS가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는 것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외산 SNS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고 모바일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요 업체들이 트위터를 비롯한 외산 SNS를 따라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국내 고객을 사로잡을 만한 특화 기능을 선보이지 못했다.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수익 모델도 차근차근 확보해야 하지만 이용자 확보에만 주력하는 자충수를 뒀다는 지적이다.

1세대 SNS의 빈자리는 신규 서비스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다. 네이버의 자회사 캠프모바일이 지난 8월 선보인 폐쇄형 SNS '밴드'는 작년 8월 출시 이후 1년 만에 누적 가입자 1,600만명을 확보하며 인기몰이 중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플러리는 최근 밴드의 월간 앱 이용건수가 15억회에 달한다며 세계 1위 폐쇄형 SNS로 선정하기도 했다.

후발주자들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다음은 폐쇄형 SNS '캠프'로 시장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SK컴즈는 신규 SNS '데이비'를 앞세워 도전장을 던졌다. 카카오가 운영하는 사진기반 SNS '카카오스토리'는 최근 누적 가입자 4,500만명을 넘어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SNS를 그대로 모방해서는 까다로운 이용자들의 취향을 사로 잡기 어렵다"며 "SNS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특정 주제나 성격에 특화된 서비스로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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