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A 먼델 컬럼비아대 경제학 교수는 11일 “원화강세로 (달러화로 표시된) 한국의 소득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환율이 계속 변하면 기업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원ㆍ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국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 위안화 절상압력은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먼델 교수는 이날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가, 원화강세와 관련해 이같이 밝히고 “원ㆍ달러 환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아시아 통화 통합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지적했다. 먼델 교수는 일본 엔화가 지난 80년대 플라자 합의 이후 달러당 78엔까지 떨어졌다가 빠른 속도로 반등하면서 일본에 대규모 부실채권이 발생하고 디플레이션에 빠졌던 현상을 예로 들며 “화폐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울러 “모든 국가의 환율에는 장기 균형점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균형을 향해 되돌아갈 것이라면 급격한 원화절상을 용인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의 고평가로 고유가 부담이 상쇄되는 현상에 대해서도 “유가가 상승하면 이는 소비를 줄이라는 신호인데 환율하락으로 유가가 덜 오른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기업의 경쟁력도 저하된다”며 원화강세의 부작용을 언급했다. 먼델 교수는 위안화의 평가절상에 대해 위안화가 자유롭게 거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절상이 되면 디플레이션 위험, 인건비 상승에 따른 실업률 증가, 성장률 둔화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흑자는 미국 경상수지 적자의 8분의1에 불과해 위안화 절상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를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아울러 유럽의 유로통화권 형성처럼 아시아지역에서도 아시아통화권 창설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그는 다만 아시아통화권 창설의 장애요소로 중국의 거시경제 및 통화정책운영시스템, 부실채권 문제, 회계 및 법제정비 필요성 등을 꼽고 중국이 향후 몇년간 이런 문제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귀금속 등 국제 원자재 상품가의 급등과 관련해 먼델 교수는 “금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이를 인플레이션의 조기징후로 보는 시각과 하락세가 시작될 것이라는 엇갈린 시각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자신은 금 가격이 향후 2년간 150달러(온스당)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