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택시장은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집값 폭락(massive down-turning) 가능성은 없습니다." 제럴드 시프 국제통화기금(IMF) 한국담당 부국장은 17일(현지시간) 주미 한국 홍보원에서 열린 한국 경제 전망 강연회에서 "앞으로 몇 개월 더 면밀히 관찰해봐야 하지만 한국 주택시장이 폭락할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시프 부국장은 "한국 주택가격 급등에는 투기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이유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인구는 늘지 않는 상황에서 가구 수가 증가하고 서울로의 인구유입도 지속되는 등 오랫동안 공급이 줄어왔다"고 설명했다. 또 "집값 상승의 중요한 원인으로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꼽을 수 있지만 최근 다양한 정부의 대출규제 등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둔화되는 초기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며 "아시아 다른 지역에서도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지만 한국의 경우 가계 부채부담이 높은 점이 주택가격 하락에 취약한 점"이라고 지적했다. 시프 부국장은 이어 "정부의 주택정책이 자주 변하면 사람들이 향후 6개월 후 정책을 제대로 예상하지 못해 여러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가격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정부의 일관된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집값이 사상 최고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지난 90년 1월을 100으로 했을 때 전국 및 서울의 주택가격은 91~92년에는 110을 웃돌았지만 현재는 서울의 경우 90 이상, 전국 기준으로는 80 이하로 실질 비교에서는 여전히 사상 최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개월간 투기적인 압력이 없는 상황에서 집값이 매달 2~3%씩 상승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 경제전망에 대해 시프 부국장은 "원화절상에도 수출이 활발하고 생산성과 설비투자도 강해 전반적인 전망은 좋게 보고 있다"며 "소비는 둔화되겠지만 비교적 견고한 노동시장과 유가하락이 둔화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경제의 위험요소로는 미국경제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 지난해 중순 때와 같은 자본시장 변동성 재연 가능성, 가계부채 상승, 북한 이슈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