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매매와 전세 할 것 없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면서 긴 겨울잠에 빠져드는 분위기다.
12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가을 결혼.이사철이 끝나고 본격적인 겨울 비수기로 접어들면서 그나마 간간이 이뤄지던 거래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예년에도 겨울에는 거래가 부진하긴 했지만 올해는 자녀 교육을 위해 겨울 방학에 강남으로 이사하려는 수요도 드물고 부동산세제안이 갈팡질팡하면서 시장의 불확실성도 증가해 이런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또한 재건축 개발이익환수제 연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급매물 위주로 일부 거래가 이뤄지던 강남 재건축단지도 가격이 소폭 상승하면서 추가 매수세가 없어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분양시장도 대부분 건설사들이 내년 설(2월9일) 이후에나 분양에 나설 계획이어서 부동산시장은 한동안 정부 움직임을 주시한 채 특별한 움직임이 없을 전망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취급하는 엘리트공인 관계자는 "방학 이사 수요도거의 없고 매매도 이뤄지지 않아 한 마디로 잠잠하다"면서 "팔려는 사람도 사려는사람도 별로 없다"고 말했다.
실수요자 중심으로 돌아가는 강남 이외 지역도 조용하기는 마찬가지다.
영등포구 당산동 씨티공인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신혼부부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는데 이달 들어서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3주택자 양도세 중과 방침을 확정하지 못하는 것도 거래 부진에 한 몫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에덴부동산 관계자는 "양도세 중과 연기 얘기가 나오면서 매물이 싹 사라졌다"면서 "만약 내년 1월1일부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다면 지금이라도 가격을 낮춰 빨리 처분하려는 매물이 있을텐데 정부가 결론을 못내리니 다주택자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부동산정보제공업체의 시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집값은 0.05% 하락한 가운데 성동구(0.03%),영등포구(0.02%), 강동구(0.01%)를 제외한 나머지 구들은 모두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었다.
전세시장은 더욱 침체돼 서울 25개중 오른 곳은 한 군데도 없이 모두 하락하거나 변동이 없었다.
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예년같으면 강남은 지금이 성수기인데 올해는사정이 다르다"면서 "강남뿐만 아니라 다른 곳도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거래를활성화시킬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이같은 분위기는 설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