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장항내륙산단 조성사업 '안갯속'

국비지원 적고 토공도 "경제성 없다" 회의적 입장<br>충남도 "일정 불투명"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미뤄


장항국가산업단지 대안사업으로 추진중인 장항내륙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안개속을 헤매고 있다. 내년도 국비지원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데다 조성을 맡은 토지공사가 경제성이 없다며 참여를 거부한 가운데 건설교통부가 이 일대에 대해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을 요청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0일 충남도에 따르면 서천군은 건설교통부로부터 지난 15일 서천군 장항읍과 마서면 일원의 장항내륙산업단지 조성후보지 264만5,000㎡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요청 받은 뒤 지정여부를 검토중에 있다. 그러나 충남도는 경제성 확보여부 및 주민의 재산권행사 제한에 대한 반대급부 부여 등 확실한 담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펴고 있다. ◇토공의 명확한 입장이 우선= 충남도는 지난 29일 한국토지공사에 장항산단 매몰비용 처리방안을 비롯해 경제성 확보방안, 구체적 사업일정 등 장항내륙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한 명확한 입장을 다음달 9일까지 밝혀줄 것을 요청해놓고 있다. 충남도는 허가거래구역지정은 장기간 지역주민들의 재산권을 규제하는 행정조치인 만큼 주민들에게 확실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칫 건교부의 요청을 수용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한 뒤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할 경우 18년동안 표류하다 침몰한 장항국가산업단지의 복사판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충남도는 31일 개최되는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양생물자원관과 생태원 조성지에 대해서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고 장항내륙산업단지 조성지에 대한 지정여부는 토공의 입장표명이 전달된 이후 추후 별도의 절차를 거쳐 지정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경제성 있는가= 토공은 장항내륙산단의 경우 ㎡당 조성비용이 42만3,000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성원가에 공급한다 해도 이 정도의 분양가에 기업들이 입주할지 미지수다. 기업없는 텅빈 산업단지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 토공은 자칫 막대한 사업비용을 투입하고 자금 회수에 실패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토공은 이처럼 경제성이 없는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미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에 참여해 5,000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마당에 정부의 확고한 지원이 보장되지 않을 경우 사업참여는 불가능하다는 견해다. ◇국비지원도 가물가물= 현재 내륙산업단지조성사업을 위해 정부가 국비지원할 수 있는 것은 진입도로, 용수시설, 폐수처리장, 문화조사비 등 일부 기반시설비만 가능하다. 또 국비지원 신청시기도 개발사업이 착수되는 오는 2010년이나 가능한 상황이다. 서천지역민들은 장항국가산업단지 대안사업으로 내륙산단조성사업을 수용할 경우 곧바로 막대한 규모의 국비가 지원돼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형편이어서 실망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정부가 제시한 대안과 관련한 확실한 국비지원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정부로부터 다시 한번 속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충남도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바라는 서천군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 아니나 자칫 제2의 장항산단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토공의 확실한 입장을 먼저 받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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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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