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오디세이와 멘토

호메로스의 장편서사시 ‘오디세이’에는 주인공 오디세이와 멘토의 깊은 인연이 전해지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오디세이 왕은 당시 그의 아들을 가장 믿을 만한 친구인 멘토에게 맡기고 트로이전쟁에 출정하게 된다. 멘토는 오디세이가 10여년 동안 전쟁터를 전전하다 돌아오기까지 왕자의 은사로, 상담사로, 때로는 아버지가 돼 후원하면서 절대적인 신망을 얻었다. ‘멘토’는 그 후 마음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후원자의 의미로 굳어졌다. 날로 순환주기가 빨라지고 있는 디지털사회에서 삶의 지혜를 가르쳐줄 수 있는 멘토가 주변에 있다는 것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 앵커 월터 릴런드 크롱카이트, 여배우 우피 골드버그 등은 멘토로부터 깨우침을 얻어 성공한 대표적인 사람들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잭 웰치 회장도 전문경영인으로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멘토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멘토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또띠’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소외된 청소년과 직장인을 1대1로 맺어주는 또띠는 멘토의 ‘토’와 가르침을 받는 사람인 멘티의 ‘티’자를 합성한 것이다. 또한 업무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수시켜 신입사원들의 적응력을 높이는 멘토링도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처음에는 IBM 등 외국계 회사를 중심으로 멘토링이 보급됐다. 이제는 국내 대기업에서 신입사원의 조기정착을 돕고 그들의 잠재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성이 강한 정부 조달업무에도 멘토링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신규 및 전입직원들의 조기적응을 도와주기 위해서다. 조달청은 신입직원과 선배직원을 짝 지어 정기적인 모임을 주선하고 있다. 멘토는 직무교육은 물론 경기 관람, 맥주 파티 등을 통해 멘티의 조직 적응력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러한 멘토링이 신입직원들뿐만 아니라 다른 직원들에게도 자기 계발과 업무 능력 향상의 좋은 틀로 확산됐으면 한다. 사람은 모든 관계에서 정서적 공감을 느낄 때 행복하다. 딱딱해지기 쉬운 직장에서 ‘나’를 멘토링해줄 수 있는 선배와 동료를 만날 수 있다면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우리 스스로 좋은 멘토를 만나 맥주 한잔 기울이며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얘기해보자. 이제 모두 멘토 찾기에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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