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불수사도북 9시간만에 완주 윤왕용씨

수도권 26山 220km 55시간 만에 주파도


[리빙 앤 조이] 불수사도북 9시간만에 완주 윤왕용씨 수도권 26山 220km 55시간 만에 주파도 ‘9시간이면 충분하다.’ 보통 사람이라면 20시간 걸리는 ‘불수사도북’ 코스를 단 9시간 만에 주파하는 사나이가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윤왕용(46) 씨. 그는 지난 2004년 ‘불수사도북’ 산악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단 8시간 58분 만에 돌파해 1등을 차지했다. 지금은 7시간대까지 기록이 단축됐지만 당시 8시간대 기록은 전무후무한 기록이었다. 그 기록은 지난해 6월 깨졌다. 남궁만영(39) 씨가 지난해 ‘불수사도북’ 산악마라톤에서 7시간 43분을 기록해 역대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그러나 윤씨는 40대 중반의 나이에, 그것도 불수사도북을 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8시간대 기록을 세워 그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이미 산악인들 사이에서 유명인이다. 이름 보다 ‘킹 드래곤’이라는 별명으로 알려져 있다. 산악달리기 동호회인 ‘클럽 80’에서 그가 쓰는 닉네임이다. ‘클럽 80’은 산행과 마라톤을 사랑하는 그에겐 더할 나위 없는 동호회다. ‘클럽 80’ 회원들이 처음 이 코스에 도전한 때는 지난 1994년. 하지만 그땐 야간산행을 하지 않았다. 1박을 해야만 했다. 당시엔 능선이 연결돼있지 않았고 여러 구간의 등산로가 개척돼 있지 않았기 때문. 이후 ‘클럽 80’ 회원들을 중심으로 구간별 코스를 개척했고 2000년이 돼서야 비로서 지금 알려진 5산 종주 코스가 완성돼 무박 일정의 종주가 가능하게 됐다. 윤씨가 처음 불수사도북 종주를 접한 건 지난 2002년. 윤씨는 “지금은 많은 산악인들의 필수코스로 자리잡았지만, 그때만 해도 ‘불수사도북’ 종주는 장거리 산행을 하는 사람들의 꿈 같은 도전이었다”고 회상했다. • 無박2일 5山종주 • 불수사도북 9시간만에 완주 윤왕용씨 • 강남엔 '광청우관삼'이 있다 이후 윤씨는 여러 번 불수사도북 5산 종주를 마쳤다. 전국 각지의 산을 정복한 그였지만 그래도 서울을 지켜주는 산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그는 “서울에 사는 것은 그 자체로 복 받은 것”이라며 “삼각산, 도봉산처럼 멋있고 아기자기하면서도 위용을 갖춘 명산을 가진 도시가 어디 있겠느냐”며 서울 예찬론을 펼쳤다. 불수사도북 코스에서 더 높은 성취감을 맛보고 싶었던 그는 무박으로 왕복 코스에 도전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기록은 20시간 54분. 보통 사람들이 한번 종주하는 데 걸리는 시간 동안 그는 왕복 코스를 주파했다. 그래도 윤씨의 갈증은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그는 ‘거대한 꿈’을 실천에 옮기기로 결심했다. 수도권에 있는 26산 종주가 그것이다. 산행에 있어 ‘도사’라고 불리는 그였지만, 이 도전에는 섣불리 도전할 수 없었다. 주말마다 구간을 나눠 답사하며 지형을 익혔다. 3개월 후 그는 이 ‘무모한 도전’을 감행했다. 그리고 잠 한 숨 자지 않고 3일 동안 26개산 정상을 모두 정복했다. 단 55시간 24분만에 수도권 14개 시에 걸친 약 220㎞ 거리를 주파한 것이다. 그의 ‘산 탐식증’은 누구도 못 말린다.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거기 산이 있으면 올라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게 산에 오르는 이유가 뭐죠?” 그에게 물었다. 그는 ‘산이 거기 있으니까 오른다’는 식상한 대답 대신 명쾌하게 단 한마디로 답했다. “성취감 때문이죠.” 그리고 덧붙였다. “어떤 목표를 달성한 후 성취감을 느끼고 나면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하고픈 도전의식이 배고픔 처럼 밀려온다”고. 아마도 산에 대한 그의 갈증은 영원히 멈추지 않을 것 같다. 김면중 기자 whynot@sed.co.kr 입력시간 : 2007-10-1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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