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현대미술가 이우환 베르사유궁에 뜨다

한국 작가 처음으로 개인전 17일부터 11월2일까지 열어

정원에 돌·철판 작품 설치… 자연-인공 관계맺음 보여줘

베르사유궁 측이 공개한 아치형 작품 전경. /사진출처=베르사유궁 홈페이지

'관계항' 설치작품. /사진출처=베르사유궁 홈페이지


세계적으로 활동중인 현대미술가 이우환(78)이 한국인 최초로 베르사유궁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유럽 문화의 상징이자 프랑스의 자부심인 베르사유궁은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세계적 명소로, 젊은 관람객을 끌어들이고자 현대미술전을 정기적으로 열게 됐다. 이 전시에는 연 평균 400만 명이 방문한다. 경매가 300억원대를 호가하는 조각가 미국 제프 쿤스를 시작으로 일본의 무라카미 다카시, 프랑스의 베르나르 브네, 이탈리아의 주세페 페노네 등이 거쳐간 베르사유궁 전시는 작가의 미술사적 업적과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로 자리 잡았다.


베르사유궁 측은 "오는 17일(현지시간)부터 11월 2일까지 '이우환 베르사유(Lee Ufan Versailles)'라는 제목으로 다양한 작품들이 베르사유궁 내부와 정원 곳곳에서 전시된다"고 밝혔다. 궁전 내부 3개 전시실에 이우환의 회화가 걸리고, 야외 정원 곳곳에 총 10점의 입체 설치작품이 각각 놓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알프레드 파크망 전 퐁피두센터 프랑스국립현대미술관장이 기획했다. 현재 전시 막바지 설치작업이 진행 중인 베르사유궁에는 이우환의 신작 '관계항-베르사유의 아치' 등이 속속 자리를 잡고 있다. 철제 아치인 이 대형 작품은 베르사유궁 정원을 설계한 앙드레 르 노트르의 인공 대운하와 마주하는 구조다. 커다란 자연석과 대형 철판을 마주 배치하는 방식으로 자연과 인공의 관계맺음을 보여주는 '관계항' 시리즈의 연장선 상에 있는 작품이다. 작품은 무심하게 툭 놓인 듯하지만 작가는 일종의 '제시' 또는 '암시'의 방식으로 관객을 환기시키고 새로운 생각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이같은 경향은 그의 회화도 마찬가지인데 정제된 백색 화면에 몇 개의 점으로 표현되는 '조응' 연작은 "최소한의 접촉으로 최대한의 교감"을 불러일으키는 걸작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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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카트린느 페갸르 베르사유궁 관장은 "앙드레 르 노트르가 우리를 미니멀리즘과 여백 개념으로 이끌었다"며 "이우환이 베르사유에서 우리를 조용하고 시적인 세계로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남준 이후 가장 세계적인 한국인 현대미술가로 활동 중인 이우환은 서울대 미대를 중퇴하고 1956년 일본으로 가 일본의 전위예술운동인 '모노하(物派)'를 이끌었다. 일본의 현대미술사 교재에는 빠지지 않고 그의 이름이 등장할 정도다. 이후 프랑스 파리와 일본을 오가며 작품을 선보이는 이우환은 프랑스 파리의 국립미술관인 쥬드 폼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2011년에는 미국 뉴욕의 솔로몬 R.구겐하임미술관에서도 개인전을 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 정부로부터 금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이우환은 예술성 뿐 아니라 시장성도 탁월하다. 지난 2012년 11월 서울옥션 홍콩경매에서는 그의 1977년작 '점으로부터'가 1,520만 홍콩달러, 우리 돈으로 약 21억원에 팔려 작가 최고가와 해외에서 거래된 한국작품 최고가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최근 경매에서도 이우환의 작품은 16억~18억원 대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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