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인 주도 서머랠리 기대감

외국인 투자자들이 2개월째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면서 주식시장이 그동안의 박스권장세를 벗어나 상승장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장세가 지난 2001년 9ㆍ11테러이후의 급등장세와 유사점이 많아 예상치 못한 `큰 장`이 올 수도 있다는 성급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9ㆍ11테러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외국인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종합주가지수는 6개월 연속 상승했었다. 최근 장세도 이라크 전쟁과 함께 급락했다가 외국인이 매수주체로 떠오르면서 2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카드채 문제와 심각한 경기 침체 등은 당시 상황과 다르다. 그 동안 주식시장이 경기침체의 여파로 매수주체가 없는 `주도세력 부재`에 시달리며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날로 강화되면서 답보 상태였던 증시는 꾸준히 상승, 조만간 연중 최고지수를 넘어서며 새로운 상승장세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더욱이 미국증시가 강세기조를 이어가고 세계 IT(정보기술)경기의 회복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종합주가지수 상승에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8일간 1조원 넘는 순매수=외국인의 최근 매매패턴을 보면 `바이 코리아`가능성이 감지된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8일 연속 순매수를 보인 가운데 1조원이 넘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는 지난 2001년 10월 13일간 1조2,144억원 어치를 사들인 이후 가장 큰 규모다. 하지만 최근 하루 평균 순매수금액은 1,500억원에 육박해 지난 2001년 당시 934억원에 비해 매수 강도가 한층 강화된 것을 알 수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순매수의 배경에 대해 ▲카드채와 북핵 문제 등 국내 정치 경제를 둘러싼 악재의 희석 ▲올해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더딘 동아시아 증시에 대한 비중확대 등이 맞물려 있다고 해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이 국내 증시의 악재가 희석되자 연초이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비중이 지나치게 낮아졌다는 인식아래 재매수를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주도하는 강세장세의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선봉으로 한 IT주 주도장세=외국인 매수세의 중심에는 삼성전자가 자리잡고 있다. 외국인은 시장 전체에 대해 엇갈린 매매행태를 보였던 지난달 23일부터 11일째 삼성전자 물량을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52.34%였던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 5일에는 53.23%로 높아졌고 같은 기간 순매수 규모는 135만4,668주에 달했다. 삼성전자 주가 역시 외국인 순매수가 시작되기 전에는 30만원(5월22일)을 겨우 유지할 정도로 약세를 보였지만 9일에는 34만4,000원까지 상승, 연중 최고가격(1월6일ㆍ34만9,500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이는 곧 외국인 순매수 행진의 중심에 한국 주식을 대표하는 삼성전자가 버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미 정상회담이후 북핵 문제가 상당부분 희석된 데다 달러강세로 인해 미국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미국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이 곧바로 국내 IT주 매수세로 연결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송학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미국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기술주 랠리가 시작되자 외국인들 사이에 한국증시가 저평가돼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번 외국인 매수세는 단기에 그치기보다는 중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P모건증권, “8월까지 800선 도전한다”=외국인의 계속된 순매수세로 국내 증시에 대한 낙관론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오는 3ㆍ4분기부터 경기회복이 가시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증시 상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8월까지 800선에 도달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JP모건증권은 이날 6~8월중 종합주가지수가 8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JP모건은 ▲수요부진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가계부채 문제 ▲신용카드사의 유동성 위기 ▲북핵 문제 등 3대 악재가 국내증시의 상승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지만 이미 펀더멘털에 악재들이 대부분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이 나오더라도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승훈 JP모건증권 상무는 “삼성전자와 같은 기술주와 은행주가 향후 3개월간 시장 수익률을 웃돌며 랠리를 주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최근 다른 글로벌 기술주에 비해 랠리에 뒤쳐졌던 만큼 수익률 따라잡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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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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