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 있나 없나

네티즌 연구자들 "하나도 없다" 추론도

미국 피츠버그대에 있는 황우석 교수팀의 K연구원이 PD수첩팀에 진술했다는 '중대 증언'과 황교수팀 연구를 둘러싼 여러 의혹 등이불거지면서 도대체 황교수팀이 만든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있는 것인지 없는것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하고 있다. 프레시안이 입수했다는 PD수첩팀의 K연구원 인터뷰 녹취록에 따르면 K연구원은지난 4월께 황 교수 연구실로부터 2, 3번 줄기세포만을 넘겨받아 테라토마를 실시했다. 기형종이라 불리는 테라토마는 줄기세포를 면역력이 결핍된 실험쥐(SCID MOUSE)에 넣어 암과 같은 종양으로 자란 것을 말한다. 줄기세포가 생체 내에서 다분화하는능력이 있는지, 즉 인체나 다양한 세포나 조직으로 분화 가능한 '진짜 줄기세포'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거치는 검증 절차를 뜻한다. K연구원은 2, 3번 줄기세포의 테라토마를 확인해 사진을 많이 찍은 뒤 서울대팀에 넘겨줬다. K연구원은 "일단 제가 많이 만들어서 보내드렸는데, 그걸 쓰셨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쓰신 것 같아요"라고 말해 서울대팀에서 이를 이용해 4번 줄기세포의 테라토마 사진으로 사용했을 것임을 암시했다. 다시 말해 황 교수팀은 2개의 줄기세포를 가지고 마치 3개의 진짜 줄기세포가있는 것처럼 만들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런 뒤에 K연구원은 "사진을 많이 만들어라. 한 10장 정도 만들자"는 황 교수의 지시에 따라 이 2, 3번 두개의 줄기세포 사진을 가지고 "사진을 불렸다"고 한다. 황 교수가 이런 지시를 할 때 그 자리에는 강성근 교수만이 있었다는 게 K연구원의증언이다. 즉, K연구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황 교수, 강 교수, K연구원 등 3명이 주축이 돼줄기세포 사진 조작에 나섰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실제로 최근 의혹이 불거져 나온 줄기세포 사진을 볼 때, 사이언스에 보충자료로 실린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사진들 중 9번과 11번, 3번과 8번, 5번과 6번, 7번과11번, 7번과 8번, 5번과 10번, 4번과 7번, 4번과 11번 줄기세포의 사진이 상하단을찍거나 확대하는 등의 방법으로 중복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네티즌 연구자들은 결과적으로 3, 4, 7, 8, 9, 11번 줄기세포 사진이 하나의 동일한 줄기세포주를 찍은 사진이며, 5, 6, 10번 줄기세포 사진도 역시 같은 줄기세포를 촬영한 사진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황 교수팀은 애초 사이언스에 논문을 내면서 11개의 줄기세포 중에서 7개(2, 3, 4, 5, 6, 7, 8번)가 '완전한 줄기세포'라고 보고했으나, 이 7개 중에서 4개(5,6, 7, 8번)가 생체내 분화 능력, 즉 테라토마를 확인하지 못한 '배아체'(내부 세포덩어리)라고 고친 바 있다. 사이언스는 나아가 12번 줄기세포는 배아체 단계 조차가지 못한 것이라고 정정했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미뤄볼 때 황 교수팀이 추출했다는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애초 K연구원이 황 교수 연구실로부터 받았다는 2, 3번 밖에 남지 않는다. 하지만 3번 줄기세포의 경우 황 교수팀이 이미 완전한 줄기세포가 아니라고 사이언스에 정정 요청한 8번 줄기세포와 동일한 사진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 마지막으로 남은 2번 줄기세포 역시 그 진위 여부를 두고 심각한 의혹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황 교수팀과 PD수첩팀 간의 합의 아래 실시한 DNA지문검사에서 그나마 공교롭게도 의미있는 데이터 수치가 나온 2번 줄기세포의 DNA가 논문에 실린 환자의 체세포DNA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줄기세포와 체세포의 DNA지문이 불일치한다는 것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최악의 경우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하나도 없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진위 논란을 하루라도 빨리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줄기세포에대한 DNA 재검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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