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외화대출 전반에 공동점검에 나섰지만 서로 목적에는 차이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리가 저렴한 엔화대출 자금의 일부가 부동산 등으로 유입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반면 한국은행은 단기외채가 급증하는 원인을 상세히 점검, 환율시장 안정과 연계시킬 계획이다. ◇감독당국, 부동산으로의 자금 전용 여부에 집중=금감원은 외화대출의 일부가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전용되고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특히 관건은 엔화대출이다. 엔화대출은 조달 금리가 2%대로 원화대출보다 크게 낮고 원ㆍ엔 환율도 하락 추세를 지속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ㆍ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엔화대출은 지난해 말 7,310억엔이던 것이 지난 17일 현재 1조1,441억엔으로 4,131억엔(57%) 급증했다. 원ㆍ엔 환율이 하락할 경우 엔화 기준인 상환금액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줄어든다. 금감원은 엔화대출의 이 같은 이점을 활용, 엔화로 대출을 받은 뒤 원화로 환전해 부동산 투기에 활용한 사례가 있는지 중점 점검할 예정이다. 외환감독 당국자는 “엔화대출을 받은 투자자가 원ㆍ엔 환율이 하락하고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경우 높은 수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엔화대출은 별도의 헤지가 없는 경우도 많다. 헤지를 받을 경우 원화대출 금리와 비슷해지거나 더 높아지기 때문. 이에 따라 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환율 급변동시에는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큰 만큼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외환시장 전반 점검=한국은행은 단기외채 등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외환시장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단기외채의 급증 원인을 좀더 상세히 파악하고 이에 대한 환율 관련 대책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단기외채는 2004년 563억달러던 것이 지난해 말 658억달러로 늘었고 올 2ㆍ4분기 말 현재 946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단기외채의 상당 부분은 은행 몫이다. 2ㆍ4분기 말 현재 은행의 단기외채는 794억달러로 전체의 83.9%에 달한다. 은행이 빌려오는 단기외채 중 상당 부분은 환 헤지용이다. 70%가량이 선물환 매도에 따른 포지션 조정용이고 20%가 외화대출, 나머지 10%가 기타로 구성되고 있다는 게 외환당국 관계자의 설명이다. 문제는 외환차입이 급증하면서 자본수지 흑자가 크게 늘고 이는 환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또 국제수지 제반의 해석을 왜곡시킬 가능성도 있다. 그는 “올해 들어 우리나라의 총외채가 급증했고 이는 환율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외화대출의 재원으로 사용되는 외화자금 흐름 전반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