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폴리실리콘 업계의 최대 시장인 중국수출가격이 제조원가 마지노선을 넘어섰다. 폴리실리콘 가격이 상승세에 있는 만큼 새해 국내 관련 업체들의 진출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6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국 폴리실리콘의 중국 수출가격은 ㎏당 20.7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0월보다 12.9% 상승한 수치인 동시에 올 4월 이후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특히 ㎏당 20달러는 업계 판매가격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OCI를 포함한 세계 선두권 폴리실리콘 업체의 제조원가가 ㎏당 20달러 초반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 수출 단가가 20.7달러를 기록했다는 점은 국내 폴리실리콘 기업이 흑자전환을 시도할 수 있는 수준을 뜻한다. 이다솔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은 한국 폴리실리콘 전체 수출의 51.8%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시장"이라며 "중국정부가 수입산 폴리실리콘 관세를 본격화하면서 생산원가 이하 저가로 수입하는 물량이 줄고 현지 셀 및 모듈업체 가동률이 늘어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OCI가 당장 올 4.4분기에 흑자로 전환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OCI는 3·4분기 57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4·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4억원 흑자 전환이다.
국제폴리실리콘 평균가격도 상승 중이다. 폴리실리콘 및 태양광 시장조사업체인 PV인사이트에 따르면 1월 2일 기준 폴리실리콘 국제 평균 거래가격은 전주의 18.23달러에서 또다시 상승해 ㎏당 19.38$를 기록했다. 이는 15달러 였던 작년 초와 비교하면 20%가량 오른 가격이다. 업계는 이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 자체가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는 폴리실리콘 수요(약 23만톤)가 공급용량(약 27만 톤)에 못 미쳐 공급과잉 상황이 이어졌지만 내년에는 수요가 최대 28만7,000톤으로 늘어나 추가 증설이 없다면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루게 된다.
원용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태양광 셀과 모듈 설비 증설로 폴리실리콘의 공급이 상대적으로 타이트해져 제품가격 상승추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새해에는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요 기업들의 폴리실리콘 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OCI가 폴리실리콘 생산 및 수출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거의 유일한 생산업체다.
여기에 한화케미칼이 3월 양산을 목표로 여수에 폴리실리콘 공장 구축을 마무리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이곳에서 연간 1만 톤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정밀화학도 미국의 MEMC와 합작을 통해 연산 1만 톤 규모의 공장을 울산에 짓고 새해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정밀화학은 애초 지난해 말 양산을 계획했으나 시황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 양산 시점을 늦췄다. KCC 역시 사우디아라비아에 연산 3,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시설을 마련한다. OCI도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증설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증설에 따른 과잉공급 상황 재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우현 OCI 사장은 이와 관련 지난 3·4분기 실적설명회에서 "새로운 생산 라인에 투자만 하면 2만톤에 달하는 생산량을 갖추고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며 "다만 증설을 발단으로 다시 공급과잉을 유도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운전을 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