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가 3ㆍ1절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기업인들과 지난 2004년에도 골프 라운딩을 즐기고 지난해에는 이들을 총리 공관으로 초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총리가 불법 정치자금과 주가조작 등에 연루된 기업인들과 오랫동안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3ㆍ1절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이기우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은 7일 “(Y기업의) Y회장은 총리와 후원자의 한 사람으로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부산 경제인들은 2004년 9월께도 (Y회장을 포함해) 부산에서 라운딩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날 골프모임 의혹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이들이 총리공관에 놀러 온 적도 있다”며 “당시 KㆍSㆍPㆍLㆍY회장 등이 왔는데 이들이 돌아간 뒤 한번 이 총리를 모시자고 준비해왔었다”고 밝혔다.
그는 “모임 참석자는 골프장을 건설한 P회장과 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인 K회장, 회장에 내정된 S회장, Y회장 등 지역 상공인 5명과 P대학 M총장,
정순택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이 총리 등 9명”이라며 “내가 뒤늦게 합류하는 바람에 P회장이 같이 라운딩하지 못하고 식사 때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골프를 한 장소는 부산 아시아드골프장으로 부산시가 48%, P회장이 39%의 지분을 갖고 있다”며 “당일 골프 경비는 P회장이 총리의 그린피 3만8,000원을 지불한 것을 제외하고는 각자 계산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골프모임을 주선했다는 의혹에 대해 “전날 오전 총리께서 3ㆍ1절에 내려오시는데 모시고 오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으나 비행기 예약 문제와 별도 일정이 잡혀 있어 망설이다가 밤늦게 합류가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 차관은 “이 총리는 정확히 누가 골프장에 올 것인지 모르고 내려갔다”며 “총리 비서실장으로 오래 모신 연분과 당시 비서실장 자리가 공석이고 총리의 건강이 많이 안 좋아 내가 모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이 총리의 3ㆍ1절 골프모임에 참석했던 Y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Y기업 주식을 대량 매입해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교원공제회는 이 차관이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기관으로 교원공제회의 Y기업 주식 대량 매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교원공제회는 지난해 5월부터 11월까지 Y기업 주식 120만주를 주당 평균 4,441원에 매입한 후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며 현재 8%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교원공제회의 평균 매입 단가가 4,000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날 종가기준(3,025원)으로 장부상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기관투자가인 교원공제회가 자본금 104억원, 시가총액 629억원에 불과한 Y기업 지분을 8%가량 매입하고 결국 손실까지 보게 된 배경에 대해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차관은 “2004년 7월21일까지 재직하고 교원공제회에서 나왔기 때문에 이후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다”며 “주식투자와 관련된 일은 자금운용부장 전결로 처리하기 때문에 이사장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금융가에서 교원공제회는 남는 게 없으면 절대 투자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며 “시세에 따라 평가액이 오르내릴 수는 있지만 이번 일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