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백화점 신사복 매출은 급감한 반면 할인점과 홈쇼핑 등에서 판매되는 저렴한 남성정장의 인기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10만~20만원 대의 신사복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신사복 매장을 확대하고 구색을 늘리는 할인점이 늘어나고 있으며 홈쇼핑도 거듭되는 매진 사례로 관련 방송을 확대하는 등 신사복 구입 판도가 변하고 있다.
할인점 이마트는 LG패션의 타운젠트, 코오롱패션의 빌트모아ㆍ아르페지오, 캠브리지멤버스의 에딘버러 등 유명 신사복 업체의 중저가 브랜드들을 입점시켜 매년 40~50%씩의 매출 신장을 달성하고 있다. 이마트의 신사복 매출은 현재까지 지난해 총매출 수준인 500억원에 육박한 데 이어 올해 7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할인점 홈플러스에서도 신사복이 인기다. 홈플러스의 신사복 매출은 매년 기존점 대비 10~17%의 신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올 9월까지 매출도 기존점을 기준으로 18% 가량 늘어났다.
코오롱의 지오투, 캠브리지멤버스의 슈트하우스, 파크랜드, 솔루스, 트래드클럽 등 10여 개의 신사복 브랜드를 운영 중인 홈플러스는 내년에 문 여는 점포부터 신사복 매장을 두 배 이상 늘리고 기존 점포도 리뉴얼 계획에 따라 취급 품목을 세분화하고 매장을 확대하는 등 신사복 매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체 임대 의류 매장 중 신사복이 차지하는 비중도 9월께 17%를 기록한 데 이어 연말까지 2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루젠, 헤리스톤, 파크랜드 등을 입점시킨 롯데마트에서도 신사복 매출이 월평균 6억5,000만원을 기록, 지난해보다 9.7% 신장했다. 가장 인기 좋은 품목은 드레스셔츠로 지난해에 비해 25% 가량 신장했다. 지난 4월 출시된 PB상품 ‘위드원 옴므’의 드레스 셔츠가 월평균 4억 5,000만원이 팔려 나가며 전체 드레스셔츠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에도 중저가 남성 정장이 불황기 효자 상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LG홈쇼핑은 최근 디자이너 브랜드 ‘론 정욱준’의 150수 남성 정장을 선보여 방송 30분 만에 1,200세트가 판매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론 정욱준’의 남성 정장은 울 100%의 고기능 소재를 이용, 남성 정장으로서는 최고 수준의 원단을 사용했으면서도 가격은 24만8,000원에 불과해 인기를 얻고 있다.
백화점 신사복 매장의 혼방 150수 정장이 70만~80만원을 호가하는 것에 비하면 절반 값에도 미치지 않는 저렴한 가격이라고 LG홈쇼핑은 설명했다. LG홈쇼핑은 남성 정장의 강세에 힘입어 ‘론 정욱준’ 신사 정장 방송을 매주 2회 정규 편성하기로 했고 오는 23일에는 캐시미어 소재의 150수 남성 정장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CJ홈쇼핑도 9월부터 시작된 가을 남성 정장 판매에서 총 6,000여벌을 판매하는 실적을 올렸다. CJ홈쇼핑은 120수의 고급 원단 정장을 20만원대에 선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지오송지오, 카루소 등의 디자이너 브랜드의 매출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대홈쇼핑은 신사정장 외에 골덴 재킷, 디자이너 브랜드 ‘쉬퐁’의 남성 캐릭터 캐주얼 정장 등이 가을 시즌을 맞아 11억2,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