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실물경기 낙관 이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보고서를 통해 실물부문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한국경제가 IMF체제를 경험한 다른 국가에 비해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고 평가했다.경기회복이 전업종으로 확산되고 경제가 안정궤도에 진입했다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소비가 회복되고 생산이 늘어나고 재고가 감소하면서 공장 가동률이 늘면 투자도 증가하게 마련이다. 경기회복이 소비형에서 투자형으로 바뀌어가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볼만한 대목이다. 설비투자가 늘면 성장기반도 단단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마음놓을 수준이나 안심할 단계까지는 멀었다. 아직 인플레를 우려할 시기는 아니라고 하나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고 임금도 IMF이전 수준을 회복했거나 넘어섰다. 금리가 다시 두자리 숫자로 오를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대우 악재가 겹쳤다. 대우사태가 제대로 풀리지 않을 경우 협력업체의 연쇄부도와 금융시장 경색으로 이어지고 노동시장에도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이다. 더욱이 경기회복의 추진력이라 할 수 있는 투자와 소비는 아직 IMF이전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기계수주는 겨우 77%주순이고 건설투자는 환란전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소비도 양극화가 걱정이지 전반적으로는 완전히 회복된게 아니다. 특히 고실업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실업자 해소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내려가지 않고 있다. 이같이 악재가 도처에 잠복해 있는 때에 섣불리 경기가 회복되어 경제가 안정궤도에 진입했다고 자만하거나 자기도취에 빠져서는 안된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개혁이 실족되거나 구조조정 의지가 희석되는 사태가 일어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경제 개혁의 목표는 체질 개선을 통한 경쟁력 향상에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경기의 반짝 회복이나 한동안의 주춤거림에 일희일비 해서는 안된다. 단기의 성과보다 멀리 바라보고 개혁 이후의 비전을 그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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