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때 자기소개서 항목에 포함한 질문이다. 학교와 학점, 영어 실력 등 자격조건(스펙) 대신 역량과 인성을 중심으로 직원을 뽑는 열린 채용이 확산하면서 기업마다 다양한 채용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올 하반기 주요 기업별 열린 채용' 분석에 따르면 LG는 이번 공채부터 입사지원서에 어학연수와 봉사활동, 수상경력 등 직무와 상관없는 스펙 관련 입력란을 없애기로 했다. 또 주민등록번호와 사진, 가족관계, 주소와 같은 개인정보도 입사지원서 항목에서 제외했다. 대신 자기소개서에서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관심, 관련 경험, 역량 등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표현하도록 해 자기소개서에 중점을 뒀다.
SK에서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시작한 스펙초월 '바이킹 인재'를 눈여겨볼 만하다. 정량화된 스펙보다는 잠재 역량을 가진 사람을 뽑기 위한 전형으로 이력서에는 학교와 성별, 나이, 학점, 어학 점수와 같은 항목을 없앴다.
'바이킹 인재'의 가장 큰 특징은 오디션 형태의 면접이 이루어진다는 것인데 주제나 질문에 대해 카메라 앞에 서서 방송을 하듯 발표를 하거나 자기만의 끼를 나타내 면접관에게 보일 수 있다.
KB금융그룹은 '탈(脫)스펙'과 '윤리의식·인성·통섭 능력'으로 인재를 선발한다고 전했다. 자격증과 봉사활동, 해외연수, 인턴경력 등 스펙은 지원서에서 아예 삭제했고 고객과의 소통, 올바른 인성을 선발의 핵심 기준으로 삼았다. 특히 지원서에는 '최근 읽은 인문도서'를 통해 국민은행이 직접 제안한 주요 인문학 도서나 지원자 스스로 선택한 도서를 기술하도록 해 앞으로 면접과 토론 전형에서 주제로 활용한다. 국내 은행산업의 현재 상황을 나타낼 수 있는 '사자성어'를 제시하라는 문항도 추가됐다. KB 금융그룹의 인사담당자는 "책을 통해 지원자의 인성과 경험 그리고 가치관을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줄거리 위주보다는 긴 시간을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즐거운 채용'을 표방하는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사들과 마찬가지로 나이와 성별, 전공, 학력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 대신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 1박 2일로 합숙면접을 진행하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게임면접'이다. 게임을 통해 지원자의 행동을 관찰하고 이를 통해 능력과 인성을 파악하여 하나금융의 가족으로 적합한지를 파악한다. 이외에도 무성영화에 대사를 입히는 '폴리아트 면접'처럼 면접에서 '재미'를 가미해 지원자들을 다면적으로 평가한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역시 열린 채용에 동참했다. 청년·장애인 등 총 82명을 채용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학력·학점 등을 배제한 스펙 초월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한다. 합격자 선별은 자기소개서와 해당 직무에 관련된 필기시험, 면접을 통해 이뤄진다. 도움말=인크루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