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금융감독당국에 저축성보험의 기간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저축성보험은 은행의 예금과 비슷한 상품으로 생명보험사와 손보사 모두 판매하고 있지만, 손보사만 보험계약 기간이 15년으로 제한돼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2개 손보사들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손해보험 상품규제 개선 건의’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
이 건의서에서 손보사들은 “저축성보험의 기간 규제는 손보사들에게만 적용하는 차별적인 규제”라며 “기간제한으로 소비자들이 보험료를 중복으로 내고 있고 보험상품에 대한 선택의 폭을 제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보험기간이 15년으로 묶이면서 은퇴 이후 고령층에게 다양한 금융상품을 재공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며 “기간규제를 규정하고 있는 보험업감독규정은 보험업법 규제체계와도 일치하지 않아 개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저축성 보험은 기본적으로 복리 개념이 적용돼 보험기간이 길수록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매년 같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은행 예금과는 달라 고객들도 장기 저축성상품을 선호한다.
올해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 예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로 접어들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성보험의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보험사들이 올 상반기에 판매한 저축성보험은 모두 3조6,700억원. 이 가운데 생보사는 3조2,000억원을 판매한 반면, 손보사는 4,700억원어치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생보사들은 기간 규제 철폐에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손보사들이 생명보험 영역으로 자꾸만 침투하려 한다”며 “저축성 보험마저 규제를 없애면 생·손보사 영역 구분은 아예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일단 건의내용을 면밀히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