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평균연봉 10억대 '증권가 노블레스'

■ 외국계증권 지점장탁월한 경영능력 바탕 순익 국내社 비교안돼 '증권가의 노블레스(귀족)'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증권 국내지점 지점장을 국내 증권맨들은 이렇게 부른다. 부러움과 호기심이 함께 녹아있는 명칭이다. 외국계증권 서울지점장들은 자신이 받는 연봉을 물으면 입을 닫아버린다. 하지만 통산 10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 증권사 CEO(고정연봉 2억~3억원)와 달리 연봉 외에도 성과급을 따로 받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계증권사 국내지점은 모두 20개. BA증권 서울지점이 지난 9월 금감원의 인가를 받음에 따라 기존 19개에서 1개가 더 늘어났다. 지점장의 몸값이 왜 이렇게 높은 것인가. 경영실적에서 일단의 실마리를 풀 수 있을 것 같다. 지난 회계연도(00년 4월~01년 3월) 국내 45개 증권사가 발표한 세전순이익은 대우채 파동, 주식시장침체로 인한 유가증권 평가손에 따라 3,442억원의 적자. 반면 19개 외국계증권 서울지점은 3,132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했다. 물론 올들어 상황이 호전되면서 이 같은 간격은 줄어들었다. 올 1분기(01년 3월~6월)결산 결과 국내증권사 세전순이익은 8,596억원, 외국계증권사 국내지점은 1,116억원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내증권사 지점수가 1,693개(7월말 현재ㆍ영업소, 출장소 등 제외)에 이르는 데 반해 이들은 '서울지점'이라는 명칭에서 엿볼 수 있듯이 각 증권사가 모두 지점이 곧 본점체제인 단일지점이 올린 성적이라는 점에서 국내증권사들과 대조를 이룬다. 외국계증권사 지점장의 높은 몸값을 얼추 해석해 낼 수 있는 대목이다. 20개 외국계증권사 지점장은 일단 유학파 국내인과 정통 외국인으로 나눌 수 있다. 20개 지점장 가운데 11명이 해외에서 자본시장생리를 읽힌 한국계고 나머지 9명이 현지인. 한국계 지점장은 다시 애널리스트 출신(이정자ㆍ양호철ㆍ임석정 지점장 등)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해외에서 영업활동을 통해 잔뼈가 굵은 영업맨 출신(오진석ㆍ주진술 지점장 등) 등으로 나뉜다. 이들은 대개 홍콩 등 아시아지역에서 활동하다 발탁된 경우가 많다. 박상용 CSFB증권 지점장은 최연소지점장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정통 외국인들도 모두 아시아시장에서 맹활약하다 국내지점 설립과 함께 지점장으로 발탁된 케이스가 많다. 하지만 이들은 증권가에선 베일에 쌓인 인물들로 통한다. 본인의 발언이나 신상이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극히 꺼리기 때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지점장은 이에대해 내부통제시스템이 워낙 까다롭게 적용돼 '본사 준법감시인의 공식적인 허가를 받지 않고 외부에 신상이나 의견 등이 공개될 경우 해고사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증권사 지점장은 또 외형적인 화려함속에 한계도 갖고 있다. 대개 2년 계약직으로 완전한 신분보장이 불안한데다 국내 CEO처럼 인사나 경영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기보다 그야말로 '지점장'역할처럼 모든 사항을 본사 허가를 받고 집행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증권사들이 서울증권시장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어 서울지점장들은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친 엘리트들이라고 보면 틀림없다"며 괜한 오해를 삼가할 것을 한 증권맨은 요구했다. 외국계증권사가 국내에 공식 현지법인을 설립하지 않고 국내증권사의 '홍콩지점'이나 '동경지점'처럼 지점형태로 나와있는 것은 이들이 국내증권사처럼 대부분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영업보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법인영업의 비중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특징이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해외주식예탁증서(GDR)발행에 깊숙히 개입해 익숙해진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은 국내증권사로 취급받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금감원 민경열팀장은 "살로먼스미스바니는 외환은행과 합작으로 국내진출 후 지분을 전액 인수한 케이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종합증권업 허가를 받기 위한 증권사 최저자본금은 500억원인 반면 외국계증권 국내지점의 최저자본금은 150억원. 이런 논리라면 외국계증권사 지점이 또다른 지점을 내기위해선 자본금 150억원의 또다른 회사를 세워야 된다. 소매경영확충위해서는 본점형태로 들어와야 하지만 지점형태로 들어와 있다는 것은 법인영업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국내증권사들이 대개 여의도에 거점을 두고 있는 것과 달리 이들은 교보빌딩, 파이낸스센터, 한화플라자 등 광화문에 거점을 두고 있는 것도 또 다른 특징으로 꼽힌다. 정승량기자 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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