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를 무기로 한 국제분쟁이 날로 확산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연초 우크라이나 가스분쟁으로 자원패권주의를 과시한 러시아는 가스를 무기로 계속 유럽과 인근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동에서는 이란이 핵무기개발에 강한 의지를 보이자 서방이 경제제재에 나설 움직임을 보여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있다. 남미에서도 브라질ㆍ아르헨티나 등 좌파정부 4개국이 미국 등을 상대로 에너지위협을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 무기화에 대응한 지구촌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독일은 이번 가스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에서 발트해를 거쳐 곧바로 가스를 공급받는 북유럽가스관건설계획을 세웠다.
최대원자재 수요국인 중국은 인도와 에너지확보경쟁을 중단하고 해외유전개발과 석유확보시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방향을 바꿨다. 핵에너지개발 등 대체연료개발에 관심도 다시 고조되고 있다. 독일은 물론 이탈리아도 원자력발전소건설계획을 검토하고 있고 체코는 석탄산업 재활성화계획을, 터키는 가스저장시설확충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이란의 핵개발추진과 그에 따른 국제원유시장의 변화다. 이란의 핵개발과 유엔의 사찰문제가 대두되면서 지난해 말 50달러 중반에서 다소 안정되던 국제유가는 최근 65달러까지 치솟으며 고유가에 불을 댕겼다.
이란이 핵개발을 계속 밀어붙이고 이에 대응해 유엔이 이란에 경제제재를 가할 경우 국제원유시장은 심한 수급불안에 빠져 3차 석유파동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자원 부국들의 에너지패권강화와 이란의 핵 문제로 치솟는 고유가는 우리 경제에 또 한번 시련이 될 것이다. 지난해에도 고유가로 홍역을 치른 만큼 이제는 보다 근본적인 에너지대책을 강구할 때라고 본다.
정부, 기업 모두 해외자원개발에 적극 나서 항구적으로 에너지를 조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풍력ㆍ태양광 등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개발을 위해 세제 등 각종 지원도 강화해야 한다. 국민들도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현실을 인식하고 에너지절약 노력을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