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 증거 없지만, 서양적 분석을 뛰어넘는 '뭔가'가 개고기에 있을 것이다"
지난달 30일 중복에 열린 '개고기 반대집회'가 오는 9일 말복에도 열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개고기가 다른 고기에 비해 더 '효능'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는 솔직히 없다"는 개고기 옹호 식품영양학자의 '고백'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한국인과 개고기’의 저자로서, 개고기 옹호론자로 알려진 충청대 식품영양학과 안용근 교수는 7월 31일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진행 : 개그맨 노정렬, 낮 12시5분~1시30분)와의 인터뷰에서 "식품영양학적으로 볼 때, 개고기의 성분이 다른 고기보다 확실히 탁월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개고기를 돼지고기, 닭고기, 쇠고기와 비교할 때, 개고기의 단백질, 무기질의 함량이 다른 고기보다 떨어진다는 자료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고기의 에너지 역시 닭튀김이나 돼지갈비에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 바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개고기는 아미노산, 비타민 A, 비타민B가 풍부하며, 몸에 이로운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을 뿐 아니라, 인체에 꼭 필요한 영양소를 두루 갖춘 식품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콜레스테롤의 경우, 닭곰탕, 추어탕, 순댓국, 보신탕 1인분을 각각 비교했을 때, 보신탕의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닭곰탕의 3배, 추어탕의 2배, 순댓국의 1.5배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며 "하지만 '요리'가 아닌, 고기 자체로만 보면, 식약청의 10년 전 분석 결과, 개고기의 콜레스테롤은 닭고기보다 2/3 수준으로 나타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성분이 탁월하지는 않더라도, 개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하여 소화가 잘 돼서, 다른 고기보다 효과를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며 "그러나 각종 육류를 사람의 인공위액을 이용한 실험에서 소화율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뭐라 단정하기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결국 서양의 분석적 잣대로 봤을 때, 개고기가 특별히 '효능'이 있거나 '정력에 좋다'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힌 뒤 "하지만 설문조사, 그리고 동양의학의 잣대로 보면 개고기는 정력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는 게 내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고기가 정력에 좋다는 가설을 놓고, 1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 중 20%가 개고기를 먹고 정력이 좋아졌다고 답했다"며 "서양적 성분 분석으로는 밝혀내기 힘든 뭔가가 개고기에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좋아졌다는 정력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안 교수는 "정력이 좋아졌다는 걸 어떻게 수치로 따지겠느냐, 개인이 느끼기 나름"이라고 답했다.
그는 "본초강목에서는 개고기에 대해 '양기를 북돋우며 혈맥을 이롭게 하며, 허리를 따뜻하게 해준다'고 적고 있고, '동의보감'에서는 개고기가 정력을 증가시킨다고 밝히고 있다"며 "한의사뿐 아니라, 양의사들 역시 수술이 끝나면 빨리 아물라고 개고기를 먹으라고 하는 데에 뭔가 경험적인 근거가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식품영양학자로서 그 '뭔가'를 과학적으로 밝혀낼 전망은 없느냐는 질문에, 그는 "효능이 솔직히 검증된 것도 아니고, 게다가 연구비와 연구 인력도 많이 필요한데 BK21에 선정이라도 되면 모를까, 정부에서 이 개고기 문제 가지고 지원해 주겠냐"며 "다만 '뭔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사 제휴]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이진성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