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기업예상수익 금리하락 혜택 先 반영올 한해 주식시장은 물론이고 장안의 화두는 저금리다. 경제동향에 따라 즉각 반응하는 주식시장에서도 '저금리 수혜주'라는 테마가 형성됐었다.
그러나 저금리 수혜주에 대한 규정이 명확치 않다. 증권사들이 저금리수혜주라고 추천한 종목들은 이자비용만을 계산해 저금리 수혜주라고 강조하고 있어 정확히 저금리수혜주로 보기는 어렵다.
단순히 비용만 감소한다고 본다면 부채가 많은 기업들이 최고의 저금리수혜주로 떠오르겠지만 수익까지 계산한다면 증권사의 저금리 수혜주는 절름발이 테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올해 예상수익에 금리하락의 혜택이 이미 반영돼 있는 상태에서는 실질적으로 내년에 이자비용이 줄어들며 수익이 늘어나는 기업들을 찾아야 하는게 더 괜찮은 투자전략이다.
▲ 금리인하 효과는 내년에 나타날 것
연초부터 계속돼 온 금리인하는 지난 7월까지 기업들의 회사채 조기상환 규모를 보면 그 효과를 알 수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회사채 조기상환 규모는 3조9,993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3.4%나 늘었다. 이는 개별기업들이 그만큼 저금리를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렇다고 수익성에도 금리인하효과가 직접 반영돼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문제다.
현재 시장의 초점은 기업들이 돈을 빌려 사용한 이자의 감소만 보고 있지만 이자비용 감소만으로는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또 4분기 한차례 더 콜금리 인하가 기대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하에 따른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효과는 내년에나 수치로 나타날 것이다.
현재 기업의 조달금리와 시중금리간의 차이가 크다는 점도 금리인하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하반기 발행되는 회사채 등의 실질적인 이자가 지급되는 내년 수익전망에 따라 개별기업의 금리인하 효과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금리인하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효과는
현대증권은 시장 전체적으로 평균 조달금리가 현재 연8.8%에서 7.9%로 하락할 경우 총이자비용 절감액을 6,918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때 시장 전체 주당순이익(EPS)도 2,653원에서 2,758원으로 4% 정도 추가상승하고 주가수익배율(PER) 또한 8.2배에서 7.9배로 낮아지며 주가에 가격메리트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순부채비율이 높은 운수업종과 평균 조달금리가 높은 화학업종, 자본금대비 이자비용 감소촉이 큰 섬유ㆍ의복업종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 음식료, 제약 업종 등 내수관련주는 예상보다 금리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도시가스업종의 경우도 외화부채가 많은 한국전력에 의해 수치상으로 금리인하 효과가 높게 나오는 것을 제외한다면 저금리수혜업종으로 분류하기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반도체, 전기전자, 통신, 자동차의 경우도 이자비용 감소규모는 상대적으로 크지만 전체 순이익규모에서는 규모가 미미해 실질적인 효과 또한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저금리수혜주 포토폴리오구성은
금리인하의 효과로 혜택을 받는 종목을 찾는데는 앞서 말했듯 올 예상실적보다는 내년도 실적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
각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기업별 실적추정 및 예상수익지표에 이미 올해 금리인하 효과가 모두 반영돼 현 주가수준에도 어느 정도 금리인하 효과가 미리 반영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의 대안으로 저금리의 혜택을 입는 종목들로 포토폴리오를 구성한다면 금리인하로 내년도 주당순이익이 증가할 기업과 이자비용이 감소할 기업 가운데 골라야 한다.
내년에도 금리인하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대표적인 기업은 총이자비용 절감액이 147억원에 달해 주당순이익이 10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한항공(03490), 145억원의 이자비용이 줄고 79.5%나 주당순이익이 늘어나는 INI스틸(04020) 등이 꼽히고 있다.
현대상선, 금호산업, 한진중공업, 한솔제지, 금호산업 등도 이자비용이 줄며 주당순이익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들이다.
금리인하로 내년에도 이자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기업은 948억원의 이자비용 감소가 예상되는 한국전력(15760)과 387억원이 줄어드는 SK(03600), 253억원이 감소하는 LG전자 등을 들 수 있다. 포항제철, 한국통신, 현대차 등도 이자비용감소 규모면에서는 올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순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전기초자, 신도리코, 제일기획, LG애드, 한국유리, 에스원 등은 금리하락이 이자소득 감소로 이어지며 주당순이익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현석 수석연구원은 "지난 9월7일까지 저금리로 내년도 수익이 증가하는 종목들로 포토폴리오를 구성해보면 누적수익률이 연초이후 시장누적수익률보다 20%나 높게 나왔다"며 "하락장에서 저금리 수혜주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