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상한을 넘어 즉시 상환해야 할 대출금이 3개월 만에 20% 넘게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LTV상한을 초과한 대출이 1조4,000억원이나 늘었고 초과 대출에 해당되는 사람의 전체 주택담보대출 총액은 6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빚으로 집을 마련한 '하우스푸어'들의 상환 압박도 가중될 것으로 보이며 부실화할 위험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권의 LTV상한 초과 대출규모는 약 8조원으로 3월의 6조6,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가량 늘어났다. 불과 3개월 만에 LTV상한 초과 규모가 20% 이상 증가한 셈이다.
LTV 조정 등 특별한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증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말에는 LTV상한을 넘어 즉시 상환해야 할 대출금이 10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TV 기준은 수도권 50%, 지방 60%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집값 하락의 영향으로 LTV 초과 대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전체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LTV 초과 대출을 안고 있는 사람의 대출총액도 10조원 이상 증가해 6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액(310조4,000억원) 대비 LTV상한 초과액 비중도 약 2.5~2.6%로 3월 말의 2.15%보다 높아져 올해 말에는 3%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올해 만기도래 대출은 주택 가격이 비쌌던 2006~2007년에 일으킨 것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담보가치가 높았던 편"이라고 말해 집값 하락이 지금처럼 계속될 경우 LTV 초과 대출 규모 역시 급증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어 일시상환 압박을 받는 LTV상한 초과액 규모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감원은 LTV 초과 대출이 만기도래할 경우 초과분에 대한 일시상환 요구를 자제하고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라고 은행권에 촉구하고 있지만 초과 대출 증가 추세가 워낙 가팔라 부실 위험을 차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