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법질서 확립차원 접근·투기 봉쇄

재건축단지, 동의절차 하자 등 드러나면 분양승인 보류<br>AID차관, 동·호수 추첨금지 가처분 걸림돌<br>잠실A단지, 착공신고 절차도 못마쳐 또 한숨<br>분양가 내려도 승인 미지수 사업위축 불가피


정부가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조합원의 동의를 얻는 절차에 하자가 있을 경우 제재를 가하기로 한 것은 재건축 문제를 더 이상 집값잡기 차원이 아닌 법 질서 확립 차원에서 접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재 잠실 A단지 등 5차 동시분양을 앞두고 있는 재건축 단지들은 크고 작은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태다. 만일 건설교통부가 밝힌 것처럼 조합원의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을 경우 분양승인 보류 등 제재조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건교부는 특히 재건축추진상황점검반을 통해 재건축 초기단계, 사업추진 과정, 분양신청 전 등 3단계로 구분해 각종 불법 사항을 조사한다는 방침이어서 재건축사업은 상당기간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발등의 불=현재 서울 5차 동시분양 참여를 준비중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잠실 A단지 등 5곳이다. 분양 참여를 위해서는 오는 16일까지 해당 구청에 분양신청을 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오는 19일부터 실시되는 개발이익환수제의 적용을 받아 늘어나는 용적률의 10%를 임대아파트로 내 놔야 한다. 현재 AID차관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종전 22평형 일부 조합원들이 평형 배정에 불만을 품고 제기한 동ㆍ호수 추첨 금지 및 분양계약 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이 걸림돌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2평형 조합원들이 법원의 조정 신청까지 거부한데다 이 같은 가처분신청에 대한 조합의 이의신청이 기각 당해 개발이익환수제 적용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철거가 진행되지 않은 잠실 A단지도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 6일 송파구청으로부터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한숨 돌렸지만 분양신청 전에 해야 하는 착공신고 절차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잠실 B단지는 단지 내 교회부지 358평을 확보하지 못해 매도청구소송을 진행 중이어서 분양신청 자격을 갖췄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이며, 강동 C단지 역시 비 동의자 매도청구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도곡 2차처럼 분양승인 보류 판정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16일까지는 구청에 분양승인을 신청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결과는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가 보다‘절차상 하자’가 관건=재건축 조합들은 소송이 진행 중인 부분에 대해서는 법원 공탁을 통해 해결하고‘분양보증보험’가입 등의 방법을 통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일반 분양자의 불이익을 없애면 분양승인 신청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분양가를 관리처분계획대로 낮추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분양가를 인하한다고 해서 분양승인 신청이 받아 들여 질지는 미지수다. 건교부가 분양가보다는 법과 행정 절차상의 문제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교부는 재건축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상당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합은 조합원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한 조합원이 서명과 총회 참가 등 두 번에 걸쳐 이중 동의한 혐의가 있으며, 또 다른 조합은 단일 필지인 상가 조합원의 동의를 100% 받아야 하지만 이 같은 요건을 갖추지 않은 채 관리처분계획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 조합은 물론 해당 구청에서도 분양가를 인하하겠다며 건교부의 입장을 물어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완비해 이번 기회에 혼탁한 재건축 질서를 바로잡아 투기적 징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재건축 초기단계에서는 시공사의 지나친 개입과 담합, 사업추진 과정에서는 각종 법과 행정 절차 준수 여부, 그리고 분양승인 신청 전에는 인허가의 적법성 여부 등 3단계로 구분해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건교부는 재건축 ‘전문가’로 알려진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의 임모 서기관을 재건축추진상황점검반의 팀장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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