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사모투자펀드 시장 진출
해외 부실채권 투자·M&A·바이아웃등 적극 추진 계획
서정명 기자 vicsjm@sed.co.kr
국민은행이 국내외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에 진출, 외국기업의 부실채권(NPL) 투자, 기업 인수합병(M&A), 바이아웃(buy out) 등을 적극 추진한다.
국민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22일 "연기금과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PEF를 조성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PEF를 운용하는 별도의 자회사를 설립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PEF를 조성, 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의 참여를 계기로 PEF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신한금융ㆍ우리금융 등이 각각 자회사인 신한PEㆍ우리PE 등을 통해 3,000억원 규모의 PEF를 운용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자금 조달=국민은행은 PEF 자금조성 파트너를 국내 기관투자가로 제한하지 않고 골드만삭스ㆍ메릴린치ㆍ모건스탠리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물론 블랙스톤ㆍ칼라일ㆍ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 해외 PEF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PEF 운용형태와 자금규모에 대한 연구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의 참여와 지분투자가 활성화될 경우 여러 차례로 나눠 PEF를 설립할 계획이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규제와 제약이 많아 해외 PEF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는데 최근 금융감독당국이 해외 PEF 활성화 방안을 내놓아 국민은행이 PEF 진출을 서두르게 된 것 같다"며 "국민은행의 PEF 사업은 단순한 실물투자에서 벗어나 해외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M&A, 바이아웃 등을 병행함으로써 기업지배구조개선을 위한 투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PEF시장 무한경쟁 돌입=PEF제도는 지난 2004년 12월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됐으며 현재 39개의 PEF가 활동하고 있다. KTB네트워크, MBK파트너스 등 전문 사모펀드와 은행계 자회사 등이 시장선점을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을 유치하는 데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조원의 펀드를 조성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투자하고 있는 외국 자본에 비하면 국내 PEF의 자금조달과 운용능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국내 PEF의 해외 부실기업 인수를 허용하고 해외투자 전용 PEF에 대해서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적용하지 않는 등 규제완화에 나서면서 PEF시장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국민은행의 PEF시장 진출은 시중은행의 PEF사업을 더욱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국내 대기업의 해외 PEF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병철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실장은 "국민은행의 자금조성 여력이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월등하게 크다는 점에서 PEF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며 "국내 PEF들의 해외시장 진출경쟁을 본격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력시간 : 2007/10/22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