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에셋플러스] 영국 미디어 업체·미국계기업 등 5~7곳 타진

■ 국내 상장추진 해외기업



유럽계 최초 英 콘텐트미디어 "한류·미디어기업 평가 우호적" 홍콩과 저울질하다 한국 택해

중 기업 해외 상장 등록제로 완화 동인당약품 진출 여부 관심 집중


美 빅데이터업체 PSI도 입성 추진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기업 몰릴 듯

지난해 5월 30일 미국 한상기업 엑세스바이오는 코스닥 상장 첫날 시초가 대비 15%나 오른 1만 350원에 장을 마쳤다. 공모가 대비해서는 무려 130%나 뛰어 성공적으로 한국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청약 경쟁률도 692.28대 1로 역대 해외기업 공모 중 최고를 기록했다.

엑세스바이오는 미국 기업으로서는 지난 2010년 4월 코스닥에 상장된 뉴프라이드 이후 3년에 만에 처음이었으며, 해외 기업으로서는 지난 2012년 12월 코스닥에 상장된 일본기업 SBI액시즈 이후 5개월만이었다.

엑세스바이오의 성공적인 한국 시장 안착은 다른 해외 기업들로 하여금 한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디어·정보통신(IT)·바이오 등 다른 시장에 비해 한국 시장의 평가가 좋은 기업들이 한국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 상장된 해외기업은 지난 2007년 중국 기업 화풍방직(유가증권시장)과 3노드디지털(코스닥시장)을 시작으로 2008년 2곳(연합과기, 코웰이홀딩스), 2009년 6곳(중국원양자원, 차이나그레이트스타, 에스앤씨엔진, 글로벌에스엠테크, 네프로아이티, 중국식?포장), 2010년 7곳(코라오홀딩스, 차이나하오란, 차이나킹하이웨이, 뉴프라이드, 이스트아시아, 웨이포트, 성융광전) 등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중국기업인 중국고섬과 완리인터내셔널 단 2곳에 그쳤으며, 2012년에도 일본기업 SBI액시즈와 SBI모기지 단 두 곳만 상장됐다. 특히 고섬 사태 이후에는 중국기업들이 발길이 뚝 끊겼으며, 오히려 3곳의 중국기업이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견디지 못하고 자진 상장폐지 하는 등 총 7곳의 해외 기업이 상장폐지 됐다.

이런 가운데 올해는 다수의 해외 기업들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 해외 기업의 한국 시장 진출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국내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영국의 미디어·콘텐츠 기업인 콘텐트미디어 기업을 비롯해 최소 5~7곳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시 상장이 예상되는 기업은 콘텐트미디어·동인당약품·PSI·패스트퓨처브랜즈·엠비즈글로벌·레젤홈쇼핑·필리핀BXT 등 7곳이다.


이 중 가장 기대가 되는 기업은 콘텐트미디어다. 콘텐트미디어가 당초 계획대로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게 되면 유럽기업으로는 첫 국내 증시 입성이다. 콘텐츠·미디어 관련 해외 기업이 국내에 상장하는 것도 최초다.

관련기사



지난 1993년에 설립된 콘텐트미디어는 영국에 본사를 둔 회사로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미디어 관련 콘텐츠 제작 및 배급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베이징에 사무소를 내고 아시아 진출을 위한 준비도 하고 있다. 콘텐트미디어는 또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하는 TV프로그램 제작업체인 '콜린스에비뉴'지분 50%를 가지고 있으며, 디지털콘텐츠 제작업체인 '스피리트디지털미덩'지분 55%도 보유하고 있다. 이외 지난해 영미권에서 인기를 끌었던 '더 넘버스 스테이션'등 250개가 넘는 영화에 대한 저작권도 갖고 있다.

지난 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매출액은 4,691만파운드(812억원), 영업이익은 231만파운드(41억원)를 기록했다. TV 및 영화 제작 부문이 전체 매출의 약 50%인 2,366만파운드(410억원)을 차지하고 있으며, TV프로그램 배급이 1,546만파운드(268억원)으로 약 33%, 영화 배급이 772만파운드(134억원)으로 17%를 차지하고 있다.

당초 콘텐트미디어는 홍콩 증시와 한국 증시 두 곳을 두고 상장을 저울질했으나 최근 한류의 영향으로 전 세계적으로 국내 미디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 국내 증시에서 콘텐츠·미디어기업들에 대한 평가가 좋아 한국 시장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인당약품의 국내 상장 여부도 큰 관심사다.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제18기 3중 전회 결과를 정리해 발표한 '중공중앙의 전면적 개혁심화에 대한 결정'에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의 기업공개 심사 완화와 관련된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중국 기업이 상장을 추진할 경우 CSRC가 기업공개 신청 서류의 합법성 및 기업 내용의 양적·질적 심사까지 담당했으나 올해 1월부터는 신청자료의 정합성에 대한 심사로 축소한다는 내용이다. 중국 기업의 해외 상장이 '승인제'에서 '등록제'로 완화된다는 게 핵심이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그 동안 주로 홍콩 증시에 상장됐던 중국 국영기업이나 본토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CSRC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실제 동인당약품의 상장이 이뤄질 경우 고섬 사태 이후 불거졌던 차이나 디스카운트 문제의 해소는 물론, 한국 증시가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 미국 워싱턴에 기반을 두고 있는 빅데이터 업체 PSI도 국내 증시 입성을 타진하고 있다. PSI는 한상기업이 아닌 미국계 기업이다. 국내 상장 시 최초의 미국계 기업이 된다.

과거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해외 기업들도 올해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호주 한상기업 패스트퓨처브랜즈, 스위스 엠비즈글로벌이다.

의류 제조 업체인 패스트퓨처브랜즈는 지난 2012년 상장을 추진했으나 공모가가 기대에 못 미쳐 공모를 철회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당시 패스트퓨처브랜즈가 기관투자자들을 데리고 현지를 직접 방문하는 등 공을 들였으나 수요예측이 기대만큼 잘되지 않았다"며 "최근 실적이 많이 개선된데다 뉴질랜드로까지 사업을 확장했기 때문에 올해 상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엠비즈글로벌은 지난 2010년 엠비즈글로벌솔루션즈라는 지주회사를 세워 상장을 추진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엠비즈글로벌의 경우 당시 주력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고, 내부통제 문제도 있어 상장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후 피처폰 위주의 사업 구조에서 스마트폰 사업으로 성공적인 변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상장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외 레젤홈쇼핑·필리핀BXT 등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들이다. 레젤홈쇼핑은 인도네시아 한상기업으로 현지에서 홈쇼핑을 기반으로 영화·드라마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필리핀BXT는 필리핀 임페리얼팰리스를 운영하는 리조트 업체다.

이외에도 매출액이 받쳐주는 미국의 한상기업들과 고섬 사태 이후 한국을 외면했던 중국 기업들도 다시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 연구원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만 하더라도 연 매출액 100억원이 넘는 한상기업들이 1,000개가 넘는다"며 "거래소는 물론이고, 최근 신한금융투자·KB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해외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원 연구원은 이어 "지난 3년 간 중국의 IPO 시장이 닫히는 바람에 상장 대기 중인 중국 기업이 600개 정도 된다"며 "홍콩·싱가포르에 상장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국에 상장하는 게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더 유리한 측면이 있고, 거래소에서도 여러 가지 혜택을 주고 있어 한국 시장에 대한 매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