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에 신음하는 젊은이 인터넷으로 조기 치료한다
환자중 60%가량이 10~30대서울대병원 신민섭 교수팀인지행동치료 사이트 열어강박행동 막아 불안감 줄여
송대웅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직장인 최영미(28ㆍ가명)씨는 외출시 문단속을 하기 위해 몇 번씩 집안에 들락거린다. '가스 밸브를 잠그지 않은 것 같다' '세면대 물을 틀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에 늘 불안하기 때문이다.
과도한 불안 등에 시달리는 강박증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10대~30대 젊은 환자가 많아 학업과 사회 생활에 지장을 주고 있지만 정신질환치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조기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만5,000여명이었던 강박증 환자 수는 지난해 2만1,000여명으로 늘어 최근 5년 새 40%가량 증가했다.
강박증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데도 마음속에 어떠한 생각이나 장면 혹은 충동(강박사고)이 반복적으로 떠올라 이로 인해 불안을 느끼고 이 불안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는 질환이다.
문제는 환자의 60%가량이 사회활동이 왕성한 젊은층이라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환자 중 1만3,000여명이 10~30대 환자로 나타났다.
김찬형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증은 대부분 10대 후반이나 20대 초반에 발생하며 제때 치료받지 않는 경우 불안이나 집중력 장애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학업이나 사회생활에서 뒤처지게 된다"며 조기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박증이 심할 경우 약물치료가 필요하지만 초기에는 자가치료와 인지행동치료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최근 인터넷으로 편리하게 강박증 치료와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개설돼 치료문턱 낮추기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의 신민섭ㆍ권준수 교수팀은 강박증 인지행동치료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www.ocdcbt.com)를 열었다.
인지행동 치료는 비합리적인 생각을 보다 융통성 있고 현실적인 생각으로 변화시키는 인지치료기법과 의도적으로 불안자극에 노출시키고 강박행동을 하지 못하게 해 불안감을 감소시키는 행동치료기법 등을 말한다.
가령 오염우려 때문에 버스 손잡이를 잡지 못하는 경우 잡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식이다.
신 교수는 "강박증은 치료효과가 좋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과 환자라는 낙인에 대한 두려움과 번거로움 때문에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기까지 보통 10년 이상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인터넷을 활용한 치료법은 강박증의 치료효과를 크게 높여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