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 약세로 위축된 투자심리에 7월 옵션만기일까지 겹치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증시의 발목을 잡았다. 외국인들이 공격적으로 선물을 매도한 탓이다.
13일 코스피지수는 오후부터 집중적으로 일어난 프로그램 매도세에 떠밀려, 전날보다 11.67포인트 하락한 1,285.02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시장에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은 약 2,200억원 규모에 달해, 가뜩이나 수급이 취약한 증시에서 여지없이 괴력을 발휘했다.
오후장 들어 빠른 속도로 프로그램 매물을 증폭시킨 것은 선물시장의 투기적인 외국인 세력이다. 지난 13일 뉴욕증시와 이날 중국 상하이지수의 급락, 일본 닛케이증시 약세 등 각국의 약세장 때문에 투자심리가 불안해지 와중에 만기일 변동성까지 겹치자,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선물시장에서 4,794계약을 순수하게 팔아치우면서 시장베이시스를 마이너스로 끌어내렸다.
이는 시장에서 프로그램 매도 우위를 유발해 코스피지수가 장 중 한때 1,273포인트까지 밀리기도 했다.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렇다 할 매수주체도 나타나지 않자, 외국인들이 고삐를 쥔 선물시장(꼬리)이 현물 주식시장(몸통)을 뒤흔든 전형적인 ‘왝더독’ 장세였다.
전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오후 들어 중국 증시 급락 등 주변 변수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며 “옵션 만기는 오히려 부차적인 변수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프로그램 매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크지 않지만, 워낙 수급이 허약하고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외국인의 투기적 선물거래로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가가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