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달러貨 추락 끝이 안보인다

달러화가 바닥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하락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 그러나 문제는 하락 속도다. 달러화는 29일 런던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1.2510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99년 유로화 출범 이후 최저치를 또 다시 경신했고 엔화에 대해서는 106.91엔을 기록, 107엔대가 무너지며 3주내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특히 달러화는 유로화에 대해 그 동안 심리적 지지선인 유로당 1.25달러가 무너지면서 이제 유럽 통화 당국의 마지노선으로 알려진 1.30달러 붕괴는 시간 문제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 폭락 영향으로 금값은 이날 뉴욕 상품 거래소에서 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장중 한때 온스당 416.50달러를 기록, 8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들어 금값은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이미 19%나 오른 상태다. 런던 소재 미즈오 코포리트 은행의 외환 전략가인 니콜 엘리엇은 “미국의 눈덩이 재정적자가 부각되는 반면 최근 들어 유럽의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달러화 하락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달러화가 내년 중반 유로당 1.35달러까지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13개 유력 금융기관이 발표한 환율 전망에서도 평균적으로 달러화는 내년말 유로당 1.30달러, 엔화에 대해서는 100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내년 미 경제가 4%대의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데 불구 재정적자 우려에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달러화 하락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1%로 유럽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어 금융자산이 수익률이 높은 유럽의 국채 등으로 몰려들 것이란 얘기다. 지난 가을까지만 해도 금리 인상론까지 대두되던 유럽중앙은행(ECB)은 달러화 하락 속도가 한계선을 넘어 유럽 경제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금리 인하 등 정책기조 전환 가능성을 시사하기까지 이르렀다. 기준 금리가 0%인 일본은 통화 정책 수단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외환 개입자금을 대폭 확대해 엔 강세를 필사적으로 저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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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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