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외국인 투자가의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외국인들이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했지만 연기금이 이틀 연속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자 유가증권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됐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가들은 2,024억원을 순매도해 사흘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지난달 28일부터 9일 연속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갑자기 순매도로 전환하자 수급 불균형을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연기금이 연이틀 매수에 가담하며 구원투수 노릇을 하고 있다. 이날 연기금은 701억원을 순매수했고 전일에는 58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처럼 연기금이 새로운 매수 세력으로 등장하자 지난해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구원 투수를 자처했던 모습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연기금이 올해 들어 신규 매입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이 두둑하다는 점도 지수 방어력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올해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은 국내 채권이 69.3%로 가장 높고 ▦국내주식 17.0% ▦대체투자 6.0% 순이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26조5,113억원가량을 국내 주식 매수에 쓸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송경근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일 외국인의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증시가 선방한 것은 연기금의 매수세 덕분”이라며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유입되는 연기금 매수는 시장의 하방경직성을 키워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