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8월 8일] 현대차에 대한 불신
박태준 기자 june@sed.co.kr
"전 한국에 돌아가도 현대차는 안 삽니다."
현대차의 미국시장 파격할인과 관련된 기사가 보도된 7일 미국 모 대학 박사과정에 있다고 자신을 밝힌 유학생이 기자에게 메일을 보내왔다.
그가 보낸 메일에는 현재 현대차가 미국시장에서 벌이는 세일 내용, 그래서 어느 정도 가격에 차가 판매되고 있는지가 비교적 상세하게 담겨 있었다. 그는 "현대차 가격이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엄청난 격차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담당을 맡은 후 기자는 지인들과 차에 대한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아졌다. 이 때마다 어김없이 현대차에 대한 반감이 거론된다. 이유를 물으면 "그냥 기분 나빠서"라는 답변이 돌아 온다.
글로벌 기업으로 커가는 현대차에 대해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갖는 정체 불명의 '불신이나 불쾌감'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기아차를 포함한 내수시장 점유율 75%라는 독주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경계심 때문만은 분명 아니다.
지난달 현대차 노조가 정치파업에 이어 수차례의 부분파업을 벌일 당시 노조는 여론에 뭇매를 맞다시피 했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가진 자의 오만'으로 비쳐졌고 이 같은 노조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시선은 지금도 그대로다.
그렇다면 "노조의 명분 없는 파업이 소비자들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하며 파업 자제를 호소하는 사측의 태도는 어떤가. 현대차 경영진 역시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기에 충분했다고 자신하기 힘들다.
회사 측은 이달 초 미국에서 시작한 파격적인 할인 이벤트에 대해 "GMㆍ포드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할인에 대한 맞대응"이라고 이해를 구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경쟁이 필요 없는 국내에서는 가격을 올려도 그만이냐"며 반발하고 있다.
갈수록 증가하는 수입차 판매 실적이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기술력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다. 현대차에 대한 '불신'의 반사이익을 오롯이 그들이 누리는지도 모를 일이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