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전자 도청주의보

美 D램 反독점조사따라 해외정보기관 동향 촉각"이 전화 도청당하는 것 아시죠." 산업자원부의 한 당국자는 최근 삼성전자에서 해외협상을 담당하는 핵심 실무자와 통화한 뒤 당혹스러움과 함께 쓴 웃음을 지었다. 영업상황을 정책에 참고하기 위해 질문을 던지자 "도청 때문에 구체적인 답변을 해줄 수 없다"는 답이 뒤따른 것. 이 실무자가 언급한 도청의 주체는 뜻밖에도 해외정보기관. 그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지만 미 중앙정보국(CIA) 등 해외정보당국이라는 점을 넌지시 내비쳤다. 삼성전자에는 지금 '도청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정보기관이 도청하고 있다는 뚜렷한 증거는 찾지 못했지만 충분한 가능성이 있으니 주의를 기울이라는 상부의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미국 법무부가 D램 업체들에 대한 반독점 조사를 시작하면서 도청에 대한 경계가 더욱 강화됐다는 것. 삼성전자의 다른 관계자는 "외부사람과 통화할 때 사내 기밀사항은 물론 경쟁사와 관련된 내용에 대해 특별히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사와 관련된 정보를 유출한 게 실제로 도청될 경우 괜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몇 년 후에는 외국기관의 도청이 국가 차원의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영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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