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대입논술 사교육 부추겨 우수학생 선점도구 전락"

시민단체 개최 토론회… 교사·학부모 비난 봇물

대입 논술고사가 학교 교육을 왜곡하고 학생들을 사교육시장으로 내몬다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문화연대와 흥사단 등 13개 시민사회단체가 14일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회관에서 ‘대입 논술, 약인가 독인가’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서 이형빈 이화여고 교사는 “논술고사는 속성상 고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과는 무관한 고난도의 시험이기 때문에 사교육만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교사는 또 “학생의 창의력과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려는 논술교육의 취지는 존중돼야 하지만 현행 논술고사는 단지 변별력을 강화해 우수한 학생을 조기에 선점하려 할 뿐”이라며 “논술이 필요 이상으로 어려운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주경복 건국대 교수도 “대입 논술은 기계적인 채점 기준에 얽매여 합리적으로 평가하기 어렵다”며 “논술고사에 길들여진 학생은 대학 입학 후 짧은 글에는 순발력이 있지만 긴 글을 읽거나 분량이 많은 리포트를 쓸 때는 힘들어 한다”고 지적했다. 박이선 참교육학부모회 경기지부장은 “아이들은 논술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학부모들은 논술학원비로 매달 20만∼60만원을 지출하는 등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다”며 “대학이 학생 선발 경쟁에만 몰두하니까 세계 경쟁력 100위 안에 드는 대학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 3학년인 강나을(18)양은 “논술문제를 받았을 때 무난한 정답과 무모한 도전 사이에서 학생들은 무엇을 선택하겠느냐”며 “수험생들은 책을 읽어도, 신문을 봐도 답안 작성만 생각한다”고 현행 논술의 문제를 지적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논술 등 대학별 본고사의 폐지를 요구한 가운데 이 교사는 전국 국공립대학의 전형요소를 단일화한 뒤 단계적으로 통합모집과 동일한 학위를 수여할 것을, 주 교수는 언어영역 학습시 단문 위주의 발췌문이 아닌 긴 글을 읽히고 철학수업을 강화할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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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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