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국기업 휴가 풍속도

휴가는 권리이며 의무 제대로 못쓰면 질책감외국기업의 휴가풍속도는 국내기업과 사뭇 다르다. 휴가를 게을리 하면 질책 사유가 된다. 휴가를 업무의 연장선이자 도약의 발판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외국기업 직원들은 말 그대로 선진기업 유형의 실속 있는 휴가를 즐기고 있다. ◇휴가는 권리이며 의무 볼보자동차의 이동명 사장은 몇 년 전 업무가 바빠 휴가를 가지 못했다. 그러나 본사에서는 "휴가를 반납한 채 일에 매달리는 것은 자랑거리가 못된다"며 "휴가를 통해 재충전할 기회가 없다면 오히려 업무에 지장을 가져올 뿐"이라는 답변이 왔다. 휴가는 의무라는 것. 로크웰 오토메이션의 이명주 과장은 아껴둔 연월차를 7일간의 여름휴가에 붙여 그리스와 터키 등으로 2주간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볼보건설기계코리아의 박미영씨도 지난해 이어 올해도 연월차를 붙인 2주간의 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이 회사의 김희장 과장은 "국내 기업에서는 연월차가 보장돼 있어도 이를 여름 휴가에 붙여 장기 휴가를 보내는 간 큰 사원은 한명도 없지만 외국기업들은 연월차를 활용해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휴가기간은 천차만별 대부분의 외국기업들은 휴가 날짜를 연중 자유롭게 결정하고 있다.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는 보통 본사 CEO와 마찬가지로 한달 이상의 긴 여름휴가를 보낸다. 하지만 여름 휴가를 아예 생각지도 못하는 CEO도 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가 대표적인 경우. 컨설팅사인 AT커니의 미야끼 케이지 한국사무소 지사장은 여름 휴가대신 겨울에 주말을 포함 3~4일을 보낼 예정이다. 여름에 일이 몰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컨설턴트들이 여름휴가는 포기하고 있다. 팬아시아페이퍼코리아의 공식 여름휴가 기간은 오히려 한국 기업보다 짧은 4일이다. 연월차를 붙인다 해도 일주일 정도가 고작. 알리안츠제일생명의 경우도 아직 유럽식 휴가제도를 도입하지는 못한 상태다. 일부 외국 임원의 경우 한달 가량의 장기 휴가를 보내지만 일반 직원은 1주일 정도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한편 한국P&G의 앨라 즈와니 사장은 기간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채 비밀리에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지난해 P&G의 한 외국 지사장이 휴가기간에 테러를 당한 사례가 있어 각국 CEO의 휴가일정과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본사의 방침이다. 홍병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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