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프로골프협회 공화국(?)

초청장 하나가 날아들었다. 대한프로골프협회(PGAK)가 오는 11월11일 발족한다는 것이었다. 37년간 국내 남자 프로골프를 주관해온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와 명칭이 엇비슷하고 명망있는 인사가 수장을 맡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창립식을 갖고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는 PGAK는 지난해 4월 문화관광부에서 사단법인 인가를 받았다. 장기적으로는 대회도 개최할 예정이지만 우선 티칭프로 육성을 주업무로 할 것으로 알려졌다. PGAK 창립으로 국내의 ‘프로골퍼’ 자격증 발급단체는 모두 18개로 늘어났다. 국내 남자 프로골프를 주관하고 있는 KPGA를 비롯해 한국프로골프지도자협회ㆍ월드프로골프협회ㆍ미국골프지도자협회(USGTF) 등에서 소정의 테스트를 통해 회원을 선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문화부 인가단체는 4개 정도다. 이같이 발급단체가 급증한 것은 골프 저변확대에 따른 현상이다. 프로골퍼 자격은 골퍼들의 희망인 동시에 골프를 생계수단으로 삼는 방편도 되기 때문에 갈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티칭 서비스를 받는 일반 골퍼들은 협회 난립 때문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단순히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확대로만 해석해야 할까. 여기에 관해서는 기존 KPGA의 정체적이고 독선적인 운영도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원 재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시피 하고 다른 단체의 비판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각 군소단체들이 ‘양질의 티칭 서비스 제공’과 ‘열린 운영’을 설립취지에서 빠뜨리지 않는다는 사실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KPGA는 “올해 출범한 코리안투어가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신생 협회 창립은 스폰서 유치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단 못마땅해하는 눈치다. 하지만 현행법상 종목별 사단법인 인가 수에 제한이 없어 전통만 내세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외형 갖추기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KPGA가 이번 PGAK 발족을 계기로 내실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통성과 권위는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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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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